뭐 매번 그렇진 않지만.
이제 막 사회생활이 시작되었던 20대의 어느 날, 나의 손에는 얇은 책 한 권이 쥐어져 있었다. 그 얇은 책 한 권은 내 삶의 비전이 되었고, 각각의 지금에 영향을 끼치며 여기까지 왔다.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스토리는 간단하다. 레밍이라는 쥐과 동물이 있다. 그들은 일정 개체 수가 넘으면 절벽으로 뛰어내리는 습성이 있다. 책 속의 그날도 그러했다. 레밍들이 절벽 아래로 점프하는 축제의 날. 모두가 줄을 지어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기 시작한다.
왜?
다들 그렇게 하니까.
그리고 그 속에는 주인공 에미와 레니가 있다. 그들은 절벽 아래로 점프하기를 거부한다. 물론 본능적으로 다른 이들의 뒤를 따라 뛰어내리고 싶지만 자신의 목적을 찾고 그 본능을 억누른다.
그런 순간이 있다. 아주 짧은 문장 하나가, 지나가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구하는 일.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일, 삶의 각도를 바꾸어주는 일, 이 책이 나에게 그러했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의 각도를 바꾸어 주었다. 그리고 나도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누군가의 삶을 단 1도라로 틀 수 있게 힘을 주는 사람.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나에게는 글이었다. 단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고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처음과 같을 리 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누구일지 모를 그 단 사람을 생각하며.
그것이 '뭐 이 정도는 나도 쓰겠네'라는 생각이더라도 나는 괜찮다. 조금은, 아주 조금은 그게 어떤 생각일지라도 좀 더 나은 쪽일 것이라 믿고 있으니.
*그때 읽은 책_레밍의 딜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