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어."
"그럼 생각나지 않는다고 써봐."
우리 집 노는 초등 2학년 언니에게 일기라도 쓰라며 타박을 하자,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다며 툴툴거린다. 그래서 일기는 꼭 특별한 사건을 적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적는 것이라 말해주었다. 글이 그렇다. 뭐가 꼭 특별해야만 적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그저 있는 그대로 적는 것이다. 그런 생각의 씨앗은 싹을 틔워 어떨 땐 꽃이 되고, 어떨 땐 나무가 된다. 물론, 어떨 땐 싹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그렇게 무수히 씨앗을 뿌리다 보면 나만의 정원이 생긴다. 누군가는 꽃이 가득한 정원이, 누군가는 나무가 가득한 정원이, 누군가는 식충식물이 가득한 정원이? 뭐 모두 다 있는 정원도 당연히 있다. 그렇게 그들만의 색깔이 담긴 정원이 만들어진다.
그러니 그냥 적자. 글은 그냥 적는 거다. 적다 보면 글이 되고, 글이 되면 내 색깔이 보이고, 내가 보인다. 나만의 글 정원을 가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