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로 May 16. 2022

눈물 나게 그리울

지금의 그때

"하늘에서 내려온 아름다운 꽃

이 땅 위에 곱게 곱게 내려와 ♪

사랑스런 고운 꽃을 피워요

세상 하나뿐인 너의 꽃을 영원히 ♬"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노랫소리가 가득하다. 올해 다섯 살이 된 둘째는 아홉 살 언니가 다니던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그래서 같은 노래를 배우고, 같은 활동을 한다. 아이들의 이런 교집합은 생활과 놀이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중 가장 즐거운 부분은 같은 노래를 신나게 부른다는 것이다. 두 아이의 소리가 합쳐진 노랫소리는 귀를 즐겁게 하고 함께라는 행복을 느끼게 해 준다. 그러다 문득 코끝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가장 행복한 순간, 이 순간이 곧 눈물 나게 그리워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나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은 그것을 비껴가지 못하고 어느 날 우두커니 서 그때를 뒤돌아보며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 그런 생각이 들 때면 가슴 한쪽이 아려온다. 어떨 땐 그런 기분을 즐기기도 한다. 애써 그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박수로 노래를 마무리하였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이가 들면 그 나이만큼 세월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매일 자라는 아이들의 시간은 엄마의 눈에 너무나도 빠르다. 어느새 쑥 자란 키, 작아진 운동화, 짧아진 옷을 볼 때면 시간을 붙잡지 못 함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럼에도 매일의 희로애락에 빠져 그것을 망각하기도 한다.


오늘도 어제보다 자랐을 손을 잡아본다. 사실 얼만큼 자랐는지 가늠하지 못한다. 그래도 알고 있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그러니 오늘 더 사랑하고, 오늘 더 안아주고, 오늘 더 노래하자.


"하늘에서 내려온 아름다운 꽃

이 땅 위에 곱게 곱게 내려와 ♪

사랑스런 고운 꽃을 피워요

세상 하나뿐인 너의 꽃을 영원히 ♬"

작가의 이전글 고민의 변천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