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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제주 우뭇가사리로 만든 푸딩 '우무'

롱블랙 5월 21일, 문장채집 no. 118

롱블랙 5월 21일, 문장채집 no. 118

우무 : 제주 골목길에 60만명이 들르게 한 우뭇가사리 푸딩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294 


1. 2019년 1500여 명밖에 안 되는 한림읍 옹포리에 작은디저트 가게가 문을 엽니다. 젤라틴이나 한천을 전혀 쓰지 않고 오직 제주 해녀들이 채취한 우뭇가사리로만 푸딩을 만드는 '우무'


2. 2020년엔 제주 시내에 우무 건물을. 2년 동안 누적 방문객이 60만명. 2021년엔 비누와 쿠키 출시. 


3. 신동선 대표(웹디)와 박지훈 대표(국어 강사)는 버킷리스트 동호회에서 만났어요. 연애 시작 3개월 만에 신 대표는 제주도 이주 선언. 박 대표도 동행. 그들이 제주에서 가장 먼저 배운 건 해녀 문화.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해녀학교를.


4. 그들은 일하고 해녀학교를 다니는 시간 외, 주로 먹으로 다녔어요. 신 대표는 미각이 남달았어요. 한 번 먹어본 건 다른 재료로 그 맛을 재현할 수 있었죠. "저는 이게 능력인지 몰랐어요.. 음식 맛에 대한 기준이 높았어요.. 무언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팔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던 거죠"


5. 2년 동안 1000개가 넘는 식당과 디저트집, 카페를 다녔어요. 제주에 내려온 지 1년쯤 지나 신 대표는 블로그 시작. 다녔던 가게들의 장단점, 재료의 신선도, 맛을 분석했어요. 자연스럽게 시장분석. 1년 만에 파워블러거. 블로거 수입이 월급과 비슷. 디자인 일을 그만두고 블로그에서 만난 언니와 식당 준비.


6. 2016년 신 대표의 해녀 파스타 탄생. "너무 빨리 터졌어요. 언니가 홀을 담당하고 제가 요리 담당. 손님들이 새벽5시 부터 텐트 치고 대기. 카페 아르바이트조차 해본 적이 없어 아무것도 몰랐어요. 생크림을 업소용이 아닌 소비자용으로 2년을 쓸 정도" 시스템이 없으니 아르바이트를 구해도 하루 만에 그만두는 상황.


7. 두 대표는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아요. 애월에서 한림읍으로 옮기면서 정직원을 뽑았고, 전문 셰프의 합류로 한시름 덜게 됩니다.


8. 일본 여행을 통해 세계적인 브랜딩에는 상징적인 문화, 아이템이 중요하단 걸 알게. 일본은 료칸이라는 상징적인 문화로 관광 도시가 됐는데 왜 제주도에는 초콜릿밖에 없을까. 제주에도 세계적인 아이템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 푸딩을 처음 만난 것 역시 일본 여행. 두 사람에게 돌파구가 필요. 레스토랑은 장사가 잘 됐지만 두 사람은 지쳐있었으니. 마침 옹포리에 작은 주택이 하나 나와 매입. 그곳에 어울릴 아이템을 고민하다, 푸딩으로 결정.


우무 본점. 두 대표는 옹포리의 작은 주택을 발견하자마자 디저트 가게랑 어울릴 만한 공간이라고 느꼈다. 2019년, 빈 주택을 꾸며 푸딩 사업을 시작했다. ⓒ롱블랙

9. 해녀학교 다니던 시절 먹어본 우뭇가사리 묵. 신 대표는 그 기억이 스치며 "우뭇가사리로 푸딩을 만들자. 그리고 이름은 우무가 될 거야"라고 말했어요. 이름과 주재료가 정해지니 그다음은 쉬웠어요. 일본의 장인 정신이 깃든 가게로 콘셉트를 잡았죠. 


10. 제주도 전 지역의 우뭇가사리를 테스트. 해초 특유의 비린내를 잡으려 최대한 깨끗한게 필요. 가파도 것이 가장 품질이 좋았지만 수확량이 적었음. 우도와 평대리에서 각각 50%. 깨끗하다해도 바다에서 채취한 것이라 하나하나 다시 씻었어요. 젤라틴화가 되도록 끓여야 하는데, 그것도 문제. 자연물이다 보니 같은 지역에서 받아도 매번 상태가 달랐죠. 제품 안정화에만 1년


11. 아이템과 제조, 그 다음은 브랜딩. 우무의 시그니쳐를 만드는 전략. "누가 봐도 부담스럽지 않아야. 눈 코 입을 그리면 사람들은 무조건 친근감. 얼굴로 인식. 수백 장 중 제일 처음에 대충 그렸던 그림이 지금의 캐릭터가!


12. 유명한 포토존도 직접 만들. 가게 외벽 한쪽에 주차장 입구처럼 생긴 셔터. 그 위에 우무 캐릭터가 크게 그려져 있죠. 셔터가 있는 곳은 원래 그냥 벽. 셔터를 달 수 있게 벽을 다시 만들고 부산에서 셔터를 제작해 달았어요. 거기에 우무 캐릭터를 그렸죠.


우무의 셔터 포토존. 포토존을 만들기 위해 두 대표는 벽을 다시 짓고 부산에서 셔터를 제작해왔다. ⓒ롱블랙 


13. 인스타의 감성과 등장인물도 브랜드 기획의 일부. 우무의 인스타는 하얀 톤의 피드로 꾸며져. 피드에는 늘 흰색 옷을 입은 직원이 소녀 같은 모습으로 등장. 두 대표는 일부러 나서지 않아요. 


14. 우무는 테이크아웃 고수. 손님들에게 제주의 자연을 보여주고 싶어서. 2호점은 3층짜리인데도 자리를 만들지 않았어요. 대신 지도를 보여줘요. 


15. 푸딩 가게를 하려 우무를 만든 게 아니에요. 우무가 세계적인 기업이 될 거라 확신한 이유는 바로 이름과 주재료 때문. 2021년 11월, 우무는 우무 숍을 런칭. 비누를 선 보이고 그 다음은 바디워시. 두 대표는 제주도가 세계적인 도시가 되는 게 바람. 세계적인 도시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많은 도시. 우무가 그 역할을 하고 싶대요.


우무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jeju.u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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