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7월 14일, 문장채집 no. 163
롱블랙 7월 14일, 문장채집 no. 163
배우의 방, 정시우 : 인터뷰에는 시간이 만들어내는 기적이 동행한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352
1. 정시우 작가는 신형철 평론가에게 물었다
"좋은 평론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평론은 정확하게 칭찬하는 거예요. 거짓말로 칭찬하는 것도 아니고 나 좋자고 한느 비판도 아닌, 칭찬할 만한 작품을 핵심을 건드리는 정확한 말로 좋다고 말해주는 글. 그게 최근 제가 생각하는 좋은 평론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이에요"
2. 배우도 프리랜서예요. 누가 불러주지 않으면 일할 수 없죠. 심지어 배우는 그 행보와 성과가 실시간 중계돼요. 본인은 가만히 있는데 언론에서 누군가와 경쟁을 붙이기도 하고요. 일에 대한 고민을 항상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죠. 그들의 일에 대한 철학, 자세, 고민을 담고 싶었어요.
3. 정시우 작가는 배우들과 긴 대화를 하고 싶었어요. 캐릭터를 벗고 진짜 배우의 얼굴로 돌아갈 공간이 필요. 그래서 인터뷰이인 배우가 정작가를 자신만의 공간으로 초대하는 방식으로 인터뷰. 김남길 배우는 만화방, 주지훈 배우는 차 안, 천우희 배우는 친오빠 식당, 변요한 배우는 석촌호수 등.
4. 정작가는 인터뷰가 잡히면 스토커로 분합니다. 과거 인터뷰는 모두 찾아 파일로 정리. 하나씩 읽으면서 인상 깊은 부분만 추립니다. 이제 질문을 만들 차례. 인터뷰이가 가장 많이 들었을 질문은 절대 하지 않는 겁니다. 인터뷰이의 취향과 성향 공부도 필수.
5. 질문은 꼼꼼히 준비하되, 준비해 간 걸 버릴 준비도 합니다. 상대로 하여금 '당신의 말을 깊게 듣고 있습니다'를 느끼게 하는 것만큼 강력한 신뢰는 없거든요.
6. 첫 질문의 역활이 중요. 먼저 손을 뻗되, 힘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시답지 않은 이야기에서, 쓸 말이 많이 나옵니다.
7. 글을 옮길 때도 오래 보고 깊게 봐야 합니다. 향기롭게 발효시킨 찻잎을 적당한 온도로 우려내듯, 가장 적합한 단어와 길이로 편집해 내야 하죠. 극작을 공부한 게 도움이 되었어요.
인터뷰는 녹취록 받아쓰기가 아니에요. 인터뷰이가 한 말을 핵심을 비껴가지 않으면서, 더 리듬감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최적의 단어와 문장을 배치하는 것. 한 문단 갖고 하루를 꼬박 새우기도 합니다.
8. 인터뷰는 사람의 매력을 증축하고 보강하는 과정. 없는 매력을 꾸며낸다는 게 아니라, 인터뷰이가 지닌 태도 중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가 매혹할 만한 것을 끄집어내서 안내하는 것이라고 생각. 그걸 성공했을때 큰 희열을 느껴요.
정시우님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siwoorain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