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브레이킹/네트워킹 프로그램 리뷰
3박 4일동안 진행되는 위탁교육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문화예술 분야의 모기관에서 진행합니다. 집합 프로그램이고 이 기간동안 참여자들은 프로그램 기획 워크샵도 하고(이건 제가 담당), 공연/전시 관련 강의도 듣고, 단체 관람(올해는 뮤지컬 엘리사벳 등)도 합니다.
저는 작년에 이어 (행사) 기획과 관련한 강의를 진행했고, 올해는 추가로 아이스브레이킹/네트워킹(이하 킹킹) 까지 진행했습니다. 기획 특강은 작년처럼 사전 설문조사를 거쳐 기획의 중요한 요소를 뽑고, 그것을 어떻게 잘 할 지 토론하는 워크샵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그 얘기보다, 올해 새롭게 기획해서 진행한 '킹킹'에 대해 리뷰를 해 봅니다.
1. 킹킹 프로그램
1) 교육 프로그램의 본격 시작에 앞서, 아이스브레이킹 프로그램에 대한 요청받았습니다.
2) 데면데면한 분위기를 말랑말랑하게 하면서, 낯선 서로가 조금은 알 수 있도록 만드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준비]
1) 우선 명찰을 직접 만들게 한 후,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했습니다.
2) 짧은 순간이지만, 각자의 텐션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평균보다 높은 분이 있고, 낮은 분이 있습니다. 목소리와 태도에서 느껴집니다.
4) 조마다 '응원단장'을 뽑도록 합니다. 인사를 하며 느껴진 텐션을 바탕삼아, 손가락 화살표로.
*응원단장은 프로그램 내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분위기를 만드는 기둥 역할을 하죠. 그리고 모더레이터와 참여자간 티키타카 과정에서 주로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열띤 응답을 유도합니다. 그럼 그들 역시 명분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응합니다.
[모두의 얼굴]
1) 조원들의 얼굴에서 특징을 빌려와 하나의 얼굴을 만드는 것입니다.
-> 네, 제가 기획한 것입니다.
2)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를 먼저 소개합니다. 모두의 얼굴(팀 얼굴 대잔치)을 진행하는데, 중요한 바탕이 되어 줍니다.
-> 많이 알려진 시라 대부분 압니다. 그런데 제목과 시인에 대해서는 알쏭달쏭해 하죠. 이럴 때 퀴즈를 냅니다. 작은 이벤트는 분위기에 설탕을 조금씩 뿌리는 효과를 냅니다.
3) 모두의 얼굴이 어떤건지 샘플을 소개하고, 시간 안내를 합니다.
-> 첫 번째 샘플은 저와 한정혜님이 그린 담백한 버전
-> 두 번째 샘플은 세종문화재단과 함께한 프로그램에서 나온 모두의 얼굴(다양한 컬러가 일품)
4) 8분의 시간을 주고(8분~10분), A2 크기의 종이에 그림을 그리게 합니다.
5) 이들의 결과를 볼까요?
-> 모두 잘 그렸죠? 서로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씩 친밀해 졌어요(서로의 얼굴을 자세히 봐야하거든요!)
-> 맨 오른쪽 그림. 어쩌다보니 그 조는 남자들로만 구성이 되었고, 저렇게 목이 굵은 멋진 분이 등장하셨습니다.
6) 이렇게 그림을 완성한 후, 응원단장님이 그림에 대해 소개를 합니다. 그런 후 한쪽에 모두 정렬을 시킨 후 투표를 합니다.
-> 투표가 있다고 하면(결과에 따른 보상), 목적의식이 생겨 더 집중하게 됩니다(분위기도 훨씬 쫀듯해지죠)
[인수타그램]
1) 인스타그램의 손그림 버전입니다.
-> 마찬가지로 제가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2) 원래는 3장 이상의 그림을 그리는데(얼굴, 취향, 하는 일 등) 시간상 2개만 그리게 했어요.
3) 아래와 같이 소개를 했습니다.
-> 제가 마우스로 그린 그림입니다.
-> A4를 세로로 두고, 그림을 그리게 하고 밑단에 해시태그로 키워드를 적게 했습니다.
4) 대개가 오랜만에(몇 달만이 아닌, 몇 년만에) 그림을 그립니다. 그 자체로 낯선 경험(저는 이걸 울퉁불퉁한 경험이라 표합니다)을 합니다. 더해 자신의 얼굴을 그리는 경험은 어릴 때나 해 봤을려나. 그래서 그냥 그리라고 하면, 조금 어려워 합니다. 이때 핸드폰 챤스!를 권합니다. 폰 안에 있는 사진을 참고하라고. 그제서야 참여자는 그림을 그립니다.
5) 다 그린 후, 그걸 가지고 자기 소개 시간을 가집니다. 인원이 많으면 조별로, 그렇지 않으면 단체로 진행합니다. 소개가 끝난 후, 단체 사진을 찍어요. 각자 얼굴을 대신해 그림을 얼굴 앞에 두게 하죠. 그런 후 한쪽 벽면에 인수타그램을 붙이게 합니다.
6) 이날은 시간상 진행하지 않았지만, 모두에게 스티커를 3개씩(혹은 5개) 나눠주고(보통 명찰에 스티커를 넣어서 제공) 인스타에서 좋아요! 누르듯 스티커를 붙여 달라고 하면. 다들 또 신나게 스티커를 붙입니다. 어떤 분은 댓글 쓰듯 글을 씁니다. 스티커 부자에겐 선물을 주면, 또 엄청 좋아라 합니다.
[전시효과]
이렇게 오전 2시간동안 진행된 킹킹타임(아이스브레이킹/네트워킹)이 끝이 났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하면, 뭔가 남아야죠. 이 모두의 얼굴과 인수타그램은 강의장 한쪽면에 계속 전시가 되었고, 프로그램의 효과는 이 시각적인 경험을 통해 계속 이어집니다(참여자들에게, 아~ 우리가 이런 걸 했구나! 하는)
이거 중요합니다. 소수가 참여한 것이 아닌, 모두가 참여해 만든 결과물이 교육장 안에 존재하고, 퀄러티 역시 좋다면(색연필로 그리는 그림은 어지간하면 성공하는 아이템입니다) 참여자와 주관단체의 만족도는.. 과연 어떨까요? 당연 높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