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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그야말로 팝업 전성시대

롱블랙 10월 25일, 문장채집 no. 234

롱블랙 10월 25일, 문장채집 no. 234

스트리밍 팝업 : 팝업, 초현실과 스케일, 변칙으로 진화하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462 


1. 팝업, 짧은 기간 운영하다 접는 임시 매장. 요즘 팝업은 브랜드를 알리고 경험하게 하는 대세 마케팅 수단. 명품 브랜드에서 신생까지. 심지어 걸그룹도 팝업에 뛰어들어요.


2. 프라임 오피스 건물의 유휴 공간을 전문으로 중개하는 업체도 있어요. 스위트스팟. 1~9월 그들이 중개한 팝업수만 1400개. 건물주도 팝업을 환영하는 분위기. 


3. "팝업은 단순히 구매만이 아닌, 여러분의 경험을 위해 만들었어요. 전 세계 럭셔리 시장의 한계를 깨고 싶기 때문. 여러분이 환영받는 기분으로 들어서서 걷거나 사진을 찍거나 뭘 하든 멋진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시몽 포르트 자크뮈스, 2022년 3월 런던 셀프리지 백화점 자크뮈스 팝업 오픈을 알리며.


4. "럭셔리는 충격을 줘야 한다. 평범함을 원했다면 우린 이 지역(성수)에 있지 않았어야 했다. 이제 사람들은 '왜?'라고 자문해 볼 수 있는 곳에 관심 갖기 시작했다. 이젠 명백한 대비에서 새로움을 느낀다" 피에트로 베카리 크리스챤 디올 회장, 2022년 5월 조선일보 인터뷰


국내외 럭셔리 브랜드의 팝업 트렌드는 ‘초현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발렌시아가, 자크뮈스, 디올, 보테가 베네타가 대표적인 사례 ⓒ발렌시아가·자크뮈스·디올·보테가베네타


5. 국내 브랜드도 하나 둘 초현실 콘셉트 팝업 선보이기 시작. 젠틀몬스터가 론칭한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 그들이 택한 곳은 금호 알베르. "향수를 보여주는 일반적인 방식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향수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에 중점. 존재감이 압도적인 아트 인스톨레이션(설치물)은 탬버린즈의 정신성, 정체성과도 닮아 있다"


6. 그래픽 디자이너 김도영 씨는 이른바 '다마스 팝업' 진행. 특정 건물이 아닌 200만에 봉고차 하나를 빌려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을 돌며 좌판을. 그가 판 건 과일그림이 인쇄된 티셔츠. 판매 당일부터 일주일 사이, sns를 통해 장소를 알림. 티셔츠가 이쁘냐? 글쎄요. 그냥 부상 같은 거. '나도 김씨네 과일 오픈런 했다' '이 다마스 놀이에 동참했다'는 증거품.  김씨도 팬들과 한여름 수박 시식회를 열거나, 오목 대결을 벌이며 '노는 것'에 집중. 트렌드 분석가들은 '김씨네 과일'이 새로운 팝업을 보여줬다고 말해요. 대중과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 '찐팬'들의 놀이터가 돼 간다는 것.



7. "'김씨네 과일'은 기존 규칙에서 탈피한 새로운 팝업의 등장이라고 봐요. '성수같은 핫플'에 열어야 한다''날씨가 좋은 계절에 열어야 한다'와 같은 암묵적 규칙에서 벗어났죠. '티셔츠를 파는 과일가게'라는 세계관에 동조하는 열광적인 팬덤이 있기에 가능. '김씨네 과일'인스타 팔로워는 1만3500명이지만, 대중적인 관심을 살 만큼 파워풀한 팬덤인 거죠"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8. '김씨네 과일'에서 확인했듯, 팬덤만 있으면 신생 브랜드도 얼마든지 팝업으로 화제를 모을 수. 팝업이 브랜드의 론칭 쇼가 되는. 신인 아이돌이 데뷔 전 쇼케이스를 열듯 말이죠. 증류주 브랜드 원소주도 여의도 더현대에서 팝업으로 데뷔. 수제 버터 브랜드 블랑제리뵈르도 지난 4월 압구정갤러리아와 신세계 강남, 5월에는 더현대 서울과 롯백에서 팝업. 


9. 신생 브랜드 입장에서 팝업은 테스트베드. 블랑제리뵈르는 팝업 기간에 버터보다 버터 맥주가 잘 팔렸죠. 가능성을 알아본 gs25에서 연락이 왔고 9월에 편의점 입점. 현재 편의점 전체 맥주 200여 종 중 2위. 초도물량 25만 캠이 품절.


10. 이들 신생 브랜드의 공통점은 셀럽이 만든 브랜드. 이들은 미디어와 SNS에서 브랜드 기획 과정을 노출해 왔어요. 화제성을 미리 알아본 백화점 MD들이 론칭 전 팝업 러브콜을 보냈고, 신생임에도 대대적인 팝업을 열 수 있었죠. "성공하는 스몰 브랜드는 3단계를 거칩니다. 팝업에서 편의점, 끝내 이커머스 플랫폼과 자사 몰로 확대. 처음 단계인 '팝업'이 중요한 이유는 충성 고객을 만나기 때문. 아침부터 오픈런을 해서 달려올 정도로 브랜드가 매력 있단 걸 확인하면, 다음 스텝은 훨씬 가벼워져요"


11. 브랜드 팝업이 꽂힌 또 다른 키워드는 '로컬'. 켈로그는 지난 9월 연희동 로컬샵과 손잡고 '오트로드 by 연희' 진행. 연희동 편집숍, 레스토랑, 아이스크림 가게, 카페 등 7곳이 간판과 인테리어를 빨간색 켈로그 디자인으로 리모델링. 이들 가게는 '그래놀라 크런치 오토' 씨리얼을 핵심 재료로 만든 메뉴를 팔아요. 모든 가게에서 스탬프를 찍으면 골목 초입에 있는 켈로그 안내소에서 선물을 받습니다. "씨리얼을 다양한 레시피로 먹을 수 있단 점을 알리고 싶었다" "방문객이 동네를 여유롭게 산책하고, 식사와 커피를 즐기며, 자연스레 제품을 경험하는 게 중요. 동시에 코로나로 힘들었던 지역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이것이 우리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도 높일 수 있다고 봤죠"


2022년 9월 연희동 골목에 연 오트로드 by 연희. 농심 켈로그가 연희동의 작은 가게 7곳과 손잡고 팝업을 열었다. 2주 동안 콜라보 메뉴 1800개 판매, 스탬프 이벤트 참여자 수 1만명을 기록했다. ⓒ농심켈로그


12. "단순 판매에만 의존하던 상권의 매장 수는 점점 줄어들. 신촌처럼 로드샵, 프랜차이즈 매장이 밀집한 지역은 코로나가 끝나도 회복이 더딜. 코로나 이후로 공간 유동성이 심해지니까, 기업 입장에선 좀 더 효율적으로 생각하기 시작. 잘 만든 플래그십, 팝업 스토어로 브랜드를 홍보하고 매출은 온라인에서 내겠단 거예요"


13. 브랜드가 뭘 제안해야 하는지, 아는 기획자는 핫플에 의존하지 않고 '브랜드와 잘 맞는 장소'를 주체적으로 찾습니다. "브랜드 경험을 높이는 비결은 기획이지, 지역 선점 싸움은 아니거든요. 지금은 대부분의 팝업이 '잘 됐다'의 기준을 몇명이 다녀갔는지로 잡아요. 그러니 성수 같은 지역으로 팝업이 쏠려요. 하지만 기준이 곧 바뀔 겁니다. 몇명보다 온 사람이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가 팝업 성공의 기준이. 브랜드를 제대로 경험한다는 건 그런 거" 최원석 필라멘트엔코 대표


14. 스트리밍팝업 정리

1) 초현실 팝업 - 아트와 결합

2) 게릴라 - 이동형 팝업(김씨네 과인)

3) 브랜드쇼케이스 - 막 출발한 브랜드는 시장 진출 가능성 확인

4) 로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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