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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한국 최초 디지털&테크 편집숍, 게이즈

롱블랙 11월 18일, 문장채집 no. 249

롱블랙 11월 18일, 문장채집 no. 249

게이즈 : IT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 말하는 기술과 감각의 균형점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482 


1. 게이즈는 2014년에 문을 연 편집숍. 수십만원대 테크,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팔아요. 이 분야 편집숍은 우리나라 처음. 2015년부터는 PB 만드는 게이즈랩도 만들었어요. 차에서 많이 보는 지독 방향제, BTS 캐릭터인 타이티탄이 그려진 패션마스크가 대표 제품


2. 삼성전자를 다니다 창업한 이주연 대표, 논리 과학 그리고 예술도 좋아하는 특이한 사람. 삼성전자에서는 퓨처 익스피리언스 랩(미래 경험 연구소)에서 근무. "유저의 상황을 분석하고 여기에 맞는 디자인을 끊임없이 제안하려면 더 예술적인 걸 많이 체험해야 했어요."


3. "아무리 제품이 멋져도 매력적이지 않은 공간에 있으면 죽은 제품.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특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 만약 없다면 우리가 그런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게 편집숍. "힙한 패션 편집숍은 많은데, 디지털과 테크 분야 편집숍은 없더라고요. 테크 제품도 예쁘게 진열할 수 있고,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제품도 많은데. 어느 곳도 소개하고 있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공간을 만들어야 할지, 감이 왔습니다"


4. 이 대표가 참고한 건 분더샵, 레인크로우포드, 콘란샵과 같은 편집숍. 디지털, 테크 카테고리도 경계없이 주제나 스토리에 따라 진열할 수 있다고 제안. 목적구매가 아닌 충동구매가 일어날 거고, 쇼핑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고 봤어요.


5. 불만이 크니까, 간절히 바꾸고 싶었어요. 테크 제품도 매력적인데, 대체 왜 쇼핑의 재미를 못 느낄까. 어떻게든 재미를 주고 싶었어요. 재미란 평소에 보지 못한 광경을 주는데서 나오더라고요. 브랜드 경계 없이 나무로 마감된 제품을 모아 선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멋있는 남성의 책상'이란 주제를 잡아 어울리는 제품을 진열해 봤죠


6. 브랜드가 쉽게 들어오지는 않았어요. 발품을 팔았어요. 소비자 가격으로 직접 제품을 구매해 진열도 했어요. 소비자 반응이 좋으면 판매 데이터를 브랜드 측에 전달해 입점 요청하는 역제안도 많이. 그렇게 30~40개 브랜드를 들인채로 게이즈 오픈.


7. '지루한 일상에 즐거움을 주자'가 우리 슬로건. 이 즐거움은 필요한 물건보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이 줄 수 있어요. 디자인, 테크, 펀이란 관점에서 흥미를 줘야 해요. 이 세 가지를 종합하면, 와우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브랜드를 찾게 됩니다. 가령 파인큐브사의 핸드프린터. 그것을 긁으면 내가 제작한 라벨, 네임택, 바코드, QR코드가 인쇄되죠. 나무, 가죽, 텀블러 등 소재 상관없이 인쇄가 가능해요. 콜러의 샤워기 스피커도. 


8. 킥스타터, 인디고고 같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살피고 테크 전시회도 참여. 새로운 제품과 브랜드를 계속 찾습니다. 


9. 저를 기준으로 타깃을 정했어요. 얼리인데 스타일이 뒤처지는 것도 싫어하는. 스몰 럭셔리를 추고. 이왕 사는 스피커, 시계, 조명이라면 좀 더 투자해서 멋진 걸 사는. 


10. 요즘 큐레이션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고객의 목소리. 고객의 질문, 피드백을 바탕으로 큐레이션을 바꿔나가고 있어요. 가령 고객들로부터 '집들이 선물로 뭐가 좋나요?'란 질문이 들어오면 '집들이 선물 리스트'란 주제로 큐레이션. 고객의 피드백이 UX 자체가 되는 거죠.


지점마다 다른 경험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남점은 레저, 캠핑 용품 위주로 배치한다. ⓒ게이즈


11. 콘텐츠의 역할은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제품 하나만 보고 나가지 않게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었죠. 우리 제품이 비싼 편.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를 풀어내며, 이 제품이 왜 비싼지 당위성을 주려해요. 브랜드가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그 과정을 알면 고객들이 마음을 쉽게 열기도 합니다.


12. 높은 가격을 완화하는 장치가 온라인에 하나 더. 1:1 상담. 상담원들은 어떤 질문이든 답변할 수 있도록 교육받아요. 30평 공간에 맞춰 제품은 어떤 모양, 길이가 합당한지 알려줘요. 인테리어의 색, 주변 제품을 고객에게 질문하기도. "오프든 온라인이든 중요한 건 직원들의 감도. 예전에는 제 취향을 직원들이 따르길 바랐는데, 요즘에는 믿고 맡겨요. 고객을 일일이 응대하는 건 결국 매장 직원 그리고 상담원. 고객의 필요는 그들이 제일 잘 알 거라 생각하며 존중해요."


13. 여러 실패 끝에 2021년 게이즈는 PB로 빛을 봐요. 불독 모양의 지독 방향제. "우리 편집숍에 가면, 자르 테크놀러지의 선글라스 낀 불독 모양 스피커가 항상 고객을 맞이해줬어요. 게이즈 제품도 아닌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그걸 저희 마스코트로 인지. 모티브 삼아 저희만의 캐릭터인 '지독' 강아지를 만들어봤어요. 그걸로 방향제를 만든 거고요."


마침내 2021년, 게이즈는 지독 방향제라는 성공적인 PB 제품을 내놓았다. ⓒ게이즈


14. 이 강아지, 세계관도 있어요. 테크 업계에 종사하는 '지독이'. 신논현역에 자취. 성격 활발, 자존심 강해요. 술은 못하지만 술자리는 빼지 않고 클럽이나 운동 좋아해요. 자수성가를 위해 노력 중이며, 남들은 엘리트 유학파라 생각하지만 토박이. 


15. "저희는 지독을 포함해, 모든 PB에 한 끗 차이를 담아내려해요. 우리만의 엣지, 마감을 꼭 넣으려. 제품에 차별화가 어려우면, 보증서 폰트나 글자 간격에라도 신경을 씁니다. 좀 더 싼 가격에 저희의 감도를 전달하는 수단. 피곤하지만 이렇게 해야 소비자가 만족. 결국 이 한 끗 차이가 있느냐, 그리고 게이즈가 만들었냐가 중요. 유사 제품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16. "큐레이션은 결국 한 사람의 취향. 그 사람의 취향과 맞으면 좋은 큐레이션. 안 맞으면 나쁜 쿠큐레이션. 모두가 만족할 순 없지만, 제 큐레이션이 누군가 만족하게 한다는 건 확실. 저를 믿고 단골손님을 믿어야죠. 취향이 분명한 게 경쟁력이라 생각. 어설프게 이것저것 갖다 놓으면 경쟁력이 떨어져요"


17. 소비자들의 삶을 다채롭고 즐겁게 만들게 싶어요. 즐거움을 주는 요소 중에는 '기다림'도 있어요. 사람들이 먼저 궁금해하고 기다리는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게이즈 홈페이지 https://www.gazeshop.com/ 

게이즈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gazeshop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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