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11월 24일, 문장채집 no. 253
롱블랙 11월 24일, 문장채집 no. 253
박준 :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 마음속에 오래 살아남는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489
1. "'자아 존중'과 '자기 비평'의 균형이 중요해요. 왜 조선의 도공들이 서른몇 시간 공들여 도자기를 구웠다가 마음에 안 들면 깼잖아요. 내놓으면 당장은 팔리겠지만, 계속하면 내 가치가 떨어지니까. 자기 비평 없이는 망가지는 순간이 오는 거죠."
2. 가장 중요한 건 '놓지 않는 것'. "비록 오늘은 슬럼프더라도,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7점에 그치더라도, 놓지 않으면 천천히 우상향 하는 것이거든요"
3. "10시간 전후의 결과물은 같지만, 나는 다른 사람이 돼 있는 거죠. 이게 바로 확신인데요. 우리가 눈 질끈 감고 '될 대로 돼라'하는 의미 속엔 '할 만큼 했다'가 함축돼있는 거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될 대로 돼라!' 여기서부터 운명에 맡기는 거지, 처음부터 맡기진 않거든요. 퇴고의 시간이 그런 거죠"
4. 타인이 불행하면 반드시 나도 불행해져요. 옆에 있는 사람이 울분에 가득 차 있으면 나에게도 절대 좋지 않죠. 그래서 저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기뻤으면 좋겠어요.
5. "세상엔 말만으로 충분한 말들이 있어요. '밥 많이 먹어' '양치 잘해야 해' 같은. 그런데 어떤 말은 말로는 부족하단 생각이 들죠. 그게 뭐냐면 '미안해'와 '사랑해'예요. 정말 중요한 것들이 말로 다 표현 안 될 때, 이때 우리가 이 말을 시나 음악에 기대어 부르죠"
6. 박준에게 시란, 그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 타인의 슬픔에 다정하게 울어주고, 시간을 붙잡으면서도 늘 이별을 준비하는 태도 말입니다.
박준 시인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joon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