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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업의 본질에 따라 가능성이 다르다, 박웅현

롱블랙 11월 30일, 문장채집 no. 259

롱블랙 11월 30일, 문장채집 no. 259

박웅현 : 문제 해결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면, 내 일이 확장된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492 


1. 광고인을 문제 해결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더니, 내 일이 확장됐습니다. 60대가 된 지금 저는 브랜드 컨설팅과 조직문화를 연구하고 있어요. 이전보다 더 다양해졌죠. 내 업의 본질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가능성의 크기가 달라지는 거 같습니다.


2. 중2 무렵, 고전에 빠져들었어요. 대학에서도 마찬가지. 기자를 꿈꿨지만 남들이 시사상식 암기할 때 저는 '안나 카레리나'를 읽었어요. 사랑을 노래하고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눈에 들어왔어요. 


3. 광고인은 작가가 아니라 의사다. 기업의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사람. 그래서 우리는 광고 이전에 생각을 만든다. 생각을 광고에 태운 것뿐이다.


4. 2015년에 브랜딩 마케팅 컨설팅 팀을 만들었어요. 조직 내부 사람을 인터뷰해 광고 카피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 카피 대신 브랜딩 방향 설정을 도와줬죠. 처음엔 이건 '맥킨지의 일 아닌가요?'란 반문이 많았어요. 그때마다 저는 "우리 능력에 대한 무모한 확신을 갖자"고 했어요. 우리에게는 기업의 행동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봤어요. 


5. 어떤 컨설팅은 직원들의 분위기도 바꿉니다. 올반의 이름에는 '올바르게 만들어 반듯하게 올립니다'는 가치관이 들어있. 이걸 정파니 직원들이 재료를 들이는 방법이 달라졌다고. 생산자에게 정당한 가치를 지급하고 만든 원재료만 수급하기로.


6. 2016년 슬럼프. 경쟁PT에 계속 졌어요. 분위기를 바꿔야 했어요. 부드러운 분위기와 흥행, 두 가지를 잡는 일에 최선. 회식도 고깃집이 아닌 카페 테라스를 빌려 진행. 참석 여부도 묻지 않았어요. 그저 오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웃음이 늘어나자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 


7. 우리가 변한 것처럼, 이런 일을 하면 다른 회사도 바꿀 수 있겠다고 생각. 광고를 만드는 감각과 브랜드 컨설팅이 모이면 조직문화 컨설팅도 할 수 있다고 생각. 2022년 조직문화연구소 출범.


8.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걸 꿈꾸느니, 과감하다 싶은 선택을 해야 해요. 제가 컨설팅이란 기회를 찾아가는 것처럼요. 제 앞에 펼쳐진 순간을 관찰하고, 그걸 성찰하는 태도가 중요. 


9. 제 직업 정체성은 광고인이지만, 궁극적으로 저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인생의 목표. 그래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영향력을 줄지 고민합니다. 그걸 실현하는 도구 중 하나는 글. 좋은 문장은 우리 삶의 좌표가 됩니다. 객관적인 조건을 바꿔주지 못해도, 주관적인 시선을 바꿔주죠.


롱블랙과 인터뷰하는 박웅현 대표. 그는 “광고의 핵심은 창작보다 문제 해결에 있다”고 말했다. ⓒ롱블랙

TBWA 코리아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tbwa__mang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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