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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세상에나 포르쉐꿀이 있다고! 어반비즈

롱블랙 12월 22일, 문장채집 no. 277

롱블랙 12월 22일, 문장채집 no. 277

어반비즈 : 도심의 옥상에서 벌을 키우며, 달콤한 생태계를 만들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523 


1. 2013년 3월, 어반비즈 시작. 벌 하나에 집중하다 보니 끊임없이 길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 생물 다양성이 줄어든 세상을 보여주는 예. 영화 '인터스텔라' 속 사회. 영화 속 들판은 온통 옥수수밭. 옥수수는 바람에 의해 수분이 가능한 '풍매화'예요. 즉 곤충이나 새에 의해 수분하는 '충매화'는 모두 사라진 세상. 생물다양성을 지키지 못하면, 우리가 곧 맞이할 미래일 수도.


3. 양봉에 눈을 뜬 건 2012년. 취미를 찾기 시작. 예전에 스크랩해 둔 기사가 눈에 들어왔어요. 도쿄 긴자의 한 건물주가 옥상에서 양봉 시작. 저는 바로 실행에 옮겼죠. 2013년 3월, 인터넷 양봉 카페에서 사람을 모아 협동조합 '어반비즈 서울'을 만들었어요. 


4. 도시 양봉은 볼수록 매력적인데 서울에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더군요. 선점하고 싶었죠. 깊이 따져보지 않고 부랴 법인부터 설립. 


5. 사업이라 생각하지 않고 시작. 하다 보니 사업이 커지더군요. 첫 1년 동안 노들섬, 명동, 여의도 등 5곳에 양봉장을 만들었어요. 도시에서 벌을 키운다는 게 신기해서인지 기사도 종종. 어반비즈가 알려질수록 양봉을 가르쳐달라는 연락이. 긴가민가하면서 도시 양봉 교육과정을 열어봤어요. 반응은 폭발적. 1년에 3~400명이 꽉 차더군요. 4주 동안 양봉 입문 과정 진행.


6. 사업이 확장된 건 입문 과정 수강생들의 요구 때문. '이론은 알겠으니, 실습을 하고 싶다'는. 전문 강사 영입하고 농촌진흥청 특강을 엮어 1년짜리 교육 과정 진행. 


7. 동네마다 꿀맛이 다릅니다. 주로 피는 꽃이 다르잖아요. 이렇게 도시에서 난 꿀은 그 자체로 이야기입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비싼 꿀도 파리에서 난 꿀. 그 얘기를 듣고 '우리도 되겠다'고 생각. 실제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은 각 동네 꿀을 수집해요.


8. 이 이야기를 원하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어요. 옥상 정원을 만들어 벌을 키우고, 이 벌이 만든 꿀을 기업 브랜드로 팔죠. 아모레퍼시픽, 포스코건설, 포르쉐 같은 곳들과 협업했어요.


어반비즈는 도시양봉의 결과물인 꿀을 판매하기도 한다. 도시에서 난 꿀은 그 자체로 이야기가 된다. 사진은 포르쉐와 함께 만든 포르쉐꿀. ⓒ포르쉐 


9. 돈 버는 일만 하는 건 아닙니다. '비119'는 벌이나 벌집이 민가에서 발견됐을 때, 119 대신 어반비즈가 출동하는 서비스. 1년에 50번 정도 출동. 소방관들의 돈과 시간을 절약하는 것도 있지만, 도시 양봉장의 새로운 일원이 추가되는 이득도 있습니다. 벌들을 위한 나무와 꽃을 심는  비 가든을 만들기도. 2023년부터는 '꿀벌 정류장'을 기업들과 만들 예정. 벌이 날아가는 활동 반경이 1~2km인데, 이 거리에 목 축일 곳이 없으면 벌이 지칩니다. 옥상에 벌이 물을 마실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려고 해요. 비 호텔도 만들어요. 야생벌을 위한 쉼터죠.  


어반비즈 서울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urban.bees.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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