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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76년생 중에 제일 심오한, 신형철 평론가

롱블랙 2월 1일, 문장채집 no. 322

롱블랙 2월 1일, 문장채집 no. 322

신형철 : 좋은 평론은 정확하게 칭찬하는 것, 쓰는 마음을 말하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563 


1. 비평은 어렵고 딱딱하단 편견이. 비평이 애정과 감동을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쉬지 않고 비평으로 증명해 온 신형철. 문학에 대한 그의 글은 '작품이 건네는 영감을 껴안고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기에 단순한 해설이 아닌 또 하나의 문학이 되기도. 그는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아름답게 말해 온' 사람.


2. 시를 읽는 일에는 이론의 깊이보다 경험의 깊이가 중요. '겪음'으로 더 깊게 '읽을' 수. 제대로 읽음으로 더 깊게 '쓸' 수도. "애가 생기면 세상이 달라 보이리란 생각은 옛날에도 했는데, 그게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는 경험해 봐야 알아요"


3.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 가장 결정적으로 배우고, 자신의 실패와 오류와 과오로부터 가장 처절하게 배웁니다. 과거의 상처가 지금 나의 가장 좋은 부분을 하나라도 만든 게 있다면, 그걸 없애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4. 섬세한 사람. 그(고 김현 평론가)는 성급한 이해로 작품을 판결하지 않고, 거친 언어로 단언하지 않습니다. 


5. "저는 감성적이다 못해 감상적. 그것이 눈살 찌푸려지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절제해야 한다는 생각. 그랬을 때 논리의 세계로 갈 수 있게 해주는 '이론과 개념'들이 그 역할을. 이 두 가지가 제 안에 있어서 감성적으로 와닿은 것들은 이론적으로 변환, 이론적으로 알겠는데 확 와닿지 않을 때는 감정적인 것으로 변환해 보곤. 그랬을 때 균형 잡힌 글이 간혹 나왔어요"


6. 제가 하는 분석은 '인간 감정과 경험에 대한' 것. 이 사람이 무엇을 실패했기에 뭘 간절히 찾아 헤맸고, 그게 왜 다시 절망을 안겼는가. 이걸 따라가는 게 최승자 시인을 이해하는 분석이지, 자주 쓰는 어휘가 어떻게 달라졌고 시의 형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저에게 매력이 없어요.


7. 이토록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이유는 확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게 잘 안되는 건 "잘 몰라서". 악의가 없었음에도 몰랐기에 폭력의 주체가 될 수 있으니 두려운 일. 그래서 공부해야 한다고! 


8. 외로운 이들에게 '진실이 무엇이냐'보다 중요한 건 '친구가 생기느냐 안 생기느냐'다. 친구와 거짓을 믿으면서 외로움을 해결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지, 진실을 말하면서 친구와 멀어지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갇혀 집회에 나가는 건 무지한 분들이라기 보다, 외로운 부들일 수 있다. 


9. 한 인간의 삶을 온전히 알지 못해도, 적어도 내면에 어떤 결함이 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얻게 되는 진실이 있고, 그것을 돕는 게 문학일 수


10. "우리는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 이라고 믿는다."


11. "제가 생각하는 좋은 평론은 정확하게 칭한하는 거. 거짓말로 칭찬하는 것도 아니고, 나 좋자고 하는 비판도 아닌 칭찬할 만한 작품을 핵심을 건드리는 정확한 말로 좋다고 말해주는 걸" 

"비판을 위한 용어들은 섬세하게 개발돼 있는데, '플러스'를 위한 언어는 너무 뭉뜽그려져 있어요."


신형철 평론가의 작업실에서 ⓒ롱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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