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와 멤버십에 대해
살펴보면 기업의 멤버십 프로그램이 많다. 가장 익숙한 멤버십 프로그램은 통신사 멤버십일 것이다.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는 곧 잘 편의점에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커피숍에서, 영화관에서, 여행지에서 멤버십 서비스를 활용한다. 멤버십은 크게 유료와 무료로 나눈다. 대개는 유료다. 통신사도 내가 어떤 통신요금제를 쓰냐(큰 혜택엔 큰 돈이 따른다)에 따라 멤버십에 따른 혜택이 다르다. 백화점도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사를 하며, 가까운 백화점에서 가전 제품을 구매했다. 결혼 후 10년 넘게 쓰던 가전을 다 바꿨다. 거기에 소파도 바꿨고, 침구류도 바꿨다. 그러다 보니 자연 그 백화점의 멤버십 등급이 상승했고, 한 해 동안 vip 혜택을 받게 되었다. 혜택은 어마했다. 무엇보다 1층에 주차할 수 있었고, 백화점에는 유리창이 없는데, 뷰가 좋은 곳에 위치한 라운지를 이용해 쉴 수 있었다. 그곳에서는 커피(주로 어른을 위해)와 음료(주로 아이들을 위해), 간단한 간식이 무료로 제공되었다. 통신사와 백화점만 멤버십을 운영할까? 아니다, 거의 모든 B2C 기업은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품을 구매할 때, "포인트 적립할까요?"란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 포인트가 멤버십과 연결된다. 특히나 경쟁이 치열한 영역은 멤버십에 적극적이다. 멤버십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유인 전략이기도 하지만,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유지하는) 전략으로 더 활용이 된다.
그런데 이 멤버십과 커뮤니티의 차이는 뭘까?
우선 같은 점을 살펴보자.
1) 특정한 고객을 묶어 둔다.
2) 둘 다 고객에게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
3) 가입하는데 절차가 있다.
4) 유료/무료 프로그램이 있다.
5) 회원을 유지하기 위한 참여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보면, 같은 거 아니야? 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엄연히 다르다. 5가지 측면에서 멤버십과 커뮤니티는 구별이 된다.
1) 참여자의 적극성
2) 참여자의 변화
3) 참여자간 관계
4) 기업과 참여자간 거리
5) 프로그램의 변화
1) 참여자의 적극성
- 멤버십은 참여자가 수동적이다. 기업이 특정 조건에 해당하는 고객을 구분하고, 그들에게 별도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참여자가 의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건 제공되는 혜택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을 선택해 경험하는 것 정도. 즉 기업은 늘 잘 차려진 밥상을 참여자에게 제공하고, 참여자는 뭘 먹을지 선택해 먹으면 된다.
- 커뮤니티 참여자는 능동적이다. 커뮤니티 프로그램 자체가 참여자의 능동성을 요구한다(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커뮤니티는 적극성을 더 띈다). 제품에 대한 피드백, 다양한 리뷰, 소셜미디어를 통한 바이럴 등 좀 더 목적 지향형이다. 커뮤니티에서는 참여자와 기업이 함께 뭘 먹을지 생각하고, 함께 먹을 것을 만들기도 한다.
2) 참여자의 변화
- 멤버십에 있어 참여자 변화의 키워드는 '이탈'이다. 그러니 멤버십은 고객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혜택을 발굴하고 개발하고 기획하고 변화를 만든다.
- 커뮤니티 참여자 변화의 키워드는 '성장'이다. before 와 after를 구분한다. 시작할 때이 상황과 커뮤니티 활동 후의 상황이 다르다. 이것은 1)의 적극성과도 연결이 된다. 주어진 것을 받는 것과 함께 생각하고 만드는 경험을 하는 것이라 참여자는 이 과정을 통해 성장을 경험한다. 작게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팔로워가 더 늘어나고, 자신의 콘텐츠가 더 확보되고, 자신의 경험이 다양해지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가지게 된다.
3) 참여자와 관계
- 멤버십에서는 참여자가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 통신사의 VIP고객끼리 네트워킹을 한 들 무슨 소용인가. 백화점의 VIP끼리 만난 들 무슨 대화를 할 것인가. 공통분모가 약하다. 그러니 멤버들끼리 연결은 오히려 스트레스고 부담이다. 그냥 내버려 두세요!
- 커뮤니티 참여자는 같은 속성을 공유한다(그렇게 기획을 한다). 비슷한 방향을 보면서 각자의 경험이 다르니, 서로 도움이 된다. 정보를 나누고, 관계를 나누고, 이야기를 나눈다. 자연스레 그 안에 관계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향후회, 동문회, 전우회와 같은 강력한 연결은 아니다. 부담이 없는 느슨한 연결이 중요하다. 어떤 이들은 이걸 서로 질척거리지 않는 관계라고도 한다.
4) 기업과 참여자간 거리
- 앞서 1)2)3)에서 언급한 내용을 보면, 이 부분은 쉽게 이해가 된다.
- 멤버십은 거리가 멀다. 그 먼거리를 참여자가 굳이 오가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은 고객을 잡기 위해 거리가 멀어도 부지런히 오간다. 어쩌면 참여자가 오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 와서 불평 불만을 쏟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한다. 그러니 많이 줄테니, 그걸로 만족해 주세요.. 한다.
- 한편 커뮤니티는 그 거리가 멀지 않다. 서로 오가기 편하다. 그래서 핫라인이라고 부른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쉽다는 것이다. 기업은 비즈니스를 위해 다양한 핫라인을 구축해 왔다. 주주들과, 정부와 지자체와, 직원들과 말이다. 그런데 그 중요한 고객과 핫라인은 없었다. 멤버십이 기업이 고객(참여자)에게 가는 일방적인 구애라면, CS는 고객이 기업에게 보내는 레터(물론 대개가 네거티브다)다. 둘이 중간에서 만나, 이야길 나누는 채널이 없었다. 이제 커뮤니티를 구축한 기업은 고객과 핫라인은 구축하게 된다. 가장 크게 협력해야 할 대상과 이제서야 만난 것이다.
5) 프로그램의 변화
- 멤버십 프로그램의 변화는 더디다. 주로 혜택이기 때문에 비용이 들어간다. 멤버십 참여자가 많을수록 그 비용 역시 증가하기 때문에, 변화를 만드는게 쉽지 않고 느릴 수 밖에 없다.
- 커뮤니티 프로그램의 변화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기처럼 빈번하다. 프로그램에는 비용이 필요한 혜택도 있지만, 다양한 감성적인 터치도 존재한다. 그 부분은 비용보다 관심과 정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프로그램 변화가 잦다는 건, 그만큼 뭔가 계속해서 개선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제조업 분야의 기업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들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시작때부터 완벽한 설계도를 만든다. 그걸 팀마다 나눠 구현해 합치면 된다. 하지만 커뮤니티는 사람의 일이다. 관계의 일이다. 그러니 우정도 사랑도 그렇듯 늘상 변화한다. 일방적이기 힘들다(그러면 오래 못간다). 확실한 건 시작할 때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해 완벽이란 게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쉽고 그래서 어렵다.
이렇게 멤버십과 커뮤니티는 구별이 된다.
한편 모든 커뮤니티에는 멤버십이 있다. 커뮤니티 참여자들이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멤버십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기업은 고객 커뮤니티 참여자들의 소속감과 활동을 증대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세팅하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커뮤니티 이름
2) 커뮤니티 멤버십 프로그램(참여자가 함께하는 프로그램 / 참여자에게 제공되는 혜택&프로그램)
3) 커뮤니티 굿즈
4) 커뮤니티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소식지 발행, 단체톡방, 정보공유 사이트 등)
5) 이벤트(비정기적인 행사, 제휴 행사, 기타 행사 등)
6) 멤버의 책임과 권한 등
이 부분은 다음 글에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