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읽은책에서 문장채집 no.2
팬덤 3.0 / 신윤희
1. 팬덤은 단순 소비자에서 참여자를 거쳐, 이제 수익을 내는 경영자가 될 수 있다.. 팬덤이 아이돌 기획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산업이 이를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다.(p.8)
2. 프로듀스101 시즌2는 한국 아이돌 업계와 팬덤에 큰 반향을. '국민이 직접 뽑는 아이돌' 컨셉으로 방영된 콘텐츠는 수용자를 '국민 프로듀서'로 호명했고, 수용자는 프로듀서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아이돌을 직접 기획하고 홍보함으로 응답했다. 그 결과 시즌2는 2017년 가장 영향력 있는 TV콘텐츠로 기록됐고, 워너원은 데뷔와 동시에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이들은 신인으로서 이례적으로 서울 대형 돔 구장에서 데뷔 쇼케이스를 개최해 2만 개의 객석을 모두 채웠다. 데뷔 앨범은 역대 아이돌 데뷔 앨범 초동 판매 1위를 기록했고, 데뷔 곡은 음악 방송 15관왕을 차지했다. (p. 9-10)
3. 팬덤의 형성 또한 이례적. 이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연습생 후보를 데뷔시키기 위해 홍보 활동을 벌이고 소속사에 적극적인 요구를 한다. 다른 사람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영업'도 서슴치 않는다. 그러다 보니 프로젝트 그룹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팬덤이 형성된다. (p. 11)
4. 팬들은 참여를 통해 콘텐츠의 공백을 채우며 의미를 만들어 가고 있다.(p.12)
5. 미디어 학자 헨리 젠킨스는 <스타트렉>을 분석하면서 팬들이 각자 자신의 상황과 이해에 맞도록 텍스트를 전유하고 다시 읽기를 시도한다고 보고, 팬덤 공동체의 실천을 상세히 기술했다. 가장 능동적인 수용자인 팬덤은 다섯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특징을 지닌다. 특정한 수용 방식, 비판적인 해석, 소비자의 행동주의, 문화적 생산의 토대, 대안적 사회 공동체다.(p. 16)
1) 특별한 수용방식 - 더 세밀하고, 집중적이고, 중복적인 시청 형태. 감정적 가까움과 비판적 거리를 동시에 유지. 텍스트를 단순 소비가 아닌, 다른 팬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함으로써 의미를 넓혀 나가는 것이다.
2) 비판적 해석 - 팬덤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그 공동체가 선호하는 해독 방식에 대한 학습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원작 텍스트가 드러내지 못했던 사안과 잠재성을 발견하기도, 원작을 넘어서는 '메타 텍스트'를 구축한다.
3) 소비자 행동주의 - 제작자에게 피드백을 요구하거나 시리즈 연장을 요구하는 등 자신의 의견을 적극 표현하고 권리를 주장한다.
4) 미학적 실천 - 원작에서 기초 재료를 끌고 와 고유한 미학적 기준으로 팬 텍스트를 생산. 이 과정에서 팬덤은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고 대안적인 생산과 분배 전시 그리고 소비 형태를 개발하게 된다.
5) 대안 사회 공동체 - 팬덤은 오롯이 자신이 선호하는 미디어 텍스트를 중심으로 모인 소비자 공동체. 개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동시에 팬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민주적으로 공동체 문화 형성.
6. 팬덤 1세대에서 2세대로 변화(p.19-22)
1) 팬덤 구성 주체의 변화 : 청소년에서 20대, 30대로
- 2007년 원더걸스 데뷔. 2030과 그 이상 세대까지 팬덤 분포. 삼촌팬, 누나팬, 이모팬 등 등장. 아이돌 팝 문화 자체가 더 넓은 사회적 맥락에 놓이게.
2) 팬과 스타의 관계 변화 : 추종자에서 고객님으로
- 스타들에게 자신들이 바라는 '고객 감동'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소비자로. 팬덤의 권력이 확장. 이에 따라 심리적 지지에서 '조공 문화'와 같은 금전적 지원으로 바뀌기도.
3) 팬 개인의 소비 방식 변화 : 그룹 내 관계성에서 비슷한 그룹 간의 관계성으로
-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다른 아이돌 그룹에도 애정을 보이는. 다른 팬덤과 '사돈'이나 가족처럼 화기애애한 관계 유지
4) 집단적인 팬 실천 방식의 변화 : 배타적 충성에서 중첩적 애정으로
- 연예인으로서 성공을 지원하는 '서포트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스타가 엔터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전략. 그 과정에서 비슷한 콘셉의 그룹과 호혜적인 관계를 맺는 등 중첩적 애정을 보이기도.
5) 소비자 행동주의의 토대 : 충돌과 갈등에서 협렵과 봉합으로
- 팬덤은 산업, 즉 기획사와 충돌하고 갈등했다(서태지와 아이들 사례). 팬덤 주체가 20대로 넓어지면서 성인팬이 대거 유입된 이후에는 팬덤과 산업의 권력 싸움에 변화.
6) 문화 생산의 형식 : 능동적 해독에서 소비/생산/유통으로
- 인터넷과 SNS 발달. 팬들의 2차 생산물 등장. 더불어 해외 팬덤을 키우고 글로벌 한류 현상을 만들기도.
7) 대안적 사회공동체 : 또래/지역 중심의 공동체에서 웹 중심의 친밀한 연대로
- 팬덤이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 취향을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자신들만의 공간이 필요. 그 공간이 웹 커뮤니티. 계급과 상관없이 취향 기반으로 모이는 유토피아적 공동체.
7. 3세대 팬덤의 등장. 2세대와 3세대의 가장 큰 차이는 아이돌 생산의 기획 단계에 적극 참여(p. 23)
8. 과거에는 스타라는 상품이 먼저 만들어지고, 팬들은 그 후에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스타의 매력을 확인해 갔다. 하지만 프로듀스101의 수용자들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서바이벌 오디션을 통해 먼저 각 연습생의 인간미와 스토리를 확인하고 그 후에 직접 스타라는 상품을 만들어 간다. 리얼리티 형성 과정에서 스타와 팬덤이 동시에 만들어지는 셈. 이 과정에서 감정적 연대가(p. 39)
9. 기획사의 홍보물이 아니라 팬들이 집단 지성을 발휘해 직접 기획하고 만든 연습생의 콘셉트와 홍보 영상이 새로운 팬의 '입덕 계기'가 되는 셈.(p. 41)
10. "팬덤 내에서 이벤트나 나눔을 하면 '노동' 인증을 받아요. 그야말로 이게 팬질인지 노동인지 헛갈릴 때가 있을 지경. 데뷔 이후 안 하는 게 없어요. 음원 스밍, 댓글 관리, 연관 검색어 관리, 기사 관리 등 소속사 홍보팀에서 할 법한 업무부터 시작해, 스타 관련 악플은 하나하나 PDF로 만들어 소속사에 보내요. 고소하라고요. 사건 사고가 터지면 강하게 피드백을 요구하고, 소속사의 피드백이 시원치 않을 경우 재차 피드백을 요구하죠."(p. 46)
11. 기획자이자 홍보 전문가로서 팬들의 능력이 어디까지냐가 팬덤 활동의 범위를 결정짓는 셈. 그런 측면에서 팬덤의 활동 범위는 무한. 팬들의 전략은 서로에게 공유되며 학습 효과를 강화한다. 많인 팬이 이런 문화를 도제식으로 학습하면서 더 전문적인 전략가가 되어 간다.(p. 47)
12. 과거 아이돌 팬던의 주된 행동 양식이 우상에 대한 열광이었다면, 지금의 팬덤은 조건 없는 애정보다는 양육하고 있다는 감정을 더 강하게 느낀다.
[티타임즈 팬3.0]
https://www.youtube.com/watch?v=tzd7PBLnz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