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405) 누군가를 돕는다,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마코토

롱블랙 5월 2일, 문장채집 no. 405

롱블랙 5월 2일, 문장채집 no. 405

신카이마코토 : 빛의 마술사, 애니메이션 성공 공식을 다시 쓰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663 


1. 스즈메의 문단속, 개봉 두 달 만에 누적 관객 500만. 일본 영화 역대 1위.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를 만든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


2.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6년. '너의이름은'으로 1000만 관객 기록. 일본에서 애니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건 11년 만. 2005년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마지막. 그는 2022년작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다시 1000만 관객 기록. 하야오와 더불어 트리플 1000만 달성(2019년 '날씨의 아이' 포함 / 하야오는 원령공주(1997)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5년)


3. 하야오의 작품은 동화를 보는 듯한 느낌(동글한 먼지 요정, 사색과 철학을 즐기는 돼지 비행사 등). 신카이 마코토는 사실적인 작화로 유명. 송알송알 내리는 빗방울과 풀빛으로 물든 장마철의 공기, 창으로 스며드는 포근한 햇살. 


4. "나는 아파트 계단이나 편이점 간판처럼, 내가 현실에서 보는 것들이 나오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내 일상을 스스로 긍정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는 회사 생활을 하며, 2000년 단편 애니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를 만들었어요. 매킨토시 1대로 제작한 27분짜리 단편 애니였죠. 가능성을 확인한 뒤 퇴사했고 2002년 '별의 목소리'로 본격 데뷔.


5. 스즈메의 문단속은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로 이어지는 재난 3부작의 마지막 작품. 너의 이름은은 혜성의 충돌, 날씨의 아이는 기후 재난, 스즈메이 문단속은 지진을 소재. 너의이름은과 날씨의 아이 속 재난 모두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은유. 스즈메의 문단속은 동일본대지진을 정면으로 다뤘어요. 지진, 3월11일 같은 키워드가 직접 등장. 주인공 스즈메는 12년 전 동일본대지진의 생존자로 그려져요. 


6. 누구나 살면서 인생을 크게 변화시킬 사건을 만나죠. 내게는 2011년에 벌어진 대지진이었습니다. 직접 피해를 겪지 않았지만, 제 안에선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어요.


7. 스즈메가 재난의 뒷문을 닫으러 다닌다는 설정은 사실, 자신이 봉인한 기억 속의 트라우마를 목도하는 '애도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스즈메가 '재난의 문'을 닫기 위해선 반드시 '기억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겁니다. 피해자를 기억해 내고, 추억을 나눠야만, 열쇠가 봉인의 효력을 갖도록 설정. 대지진의 상처가 아물기 위해서는 일종의 집단의 치유 과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 


8.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뭔가 이야기를 한다면,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군가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거예요. 의사나 경찰과 조금 다르지만, 이 직업 또한 '사람이 사는 것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는 붉고 거대한 지렁이 같이 생긴 '미미즈'라는 존재가 지진을 일으킨다. 하지만 쓰나미나 지진 피해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없다. ⓒ쇼박스



매거진의 이전글 404) 뉴스레터의 시작, 고도원의 아침편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