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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제주 이야기가 F&B와 공연으로, 해녀의부엌

롱블랙 5월 17일, 문장채집 no. 420

롱블랙 5월 17일, 문장채집 no. 420

해녀의 부엌 : 연극이 된 제주 해녀의 삶, 잊지 못할 해산물 다이닝을 창조하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684 


1. 제주 해녀가 캐는 톳, 뿔소라 같은 해산물은 80~90%는 일본에 수출.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이어진 '관행'. 일본에 헐값에 넘겼거든요. 지금도 일본에 의해 가격이나 생산량이 결정. 제주 해녀들이 마치 하청 업체가 된 것 같았죠. 해산물을 제대로 브랜드화하지 못한 게 문제. 해녀 이야기를 통해 유통 문제의 화두를 띄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 2018년 5월, 김하원 대표와 한예종 선후배 7명이 뭉쳐 '해녀의 부엌'시작. 30년간 문 닫은 어판장을 사들였어요. 리모델링만 9000만원. 관건은 해녀 할머니 섭외. 김 대표는 해녀 할머니의 신뢰를 사는 데 온 힘을. 종달리의 모든 경조사에 가서 장기자랑을 벌이기도.


3. 해녀분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곧바로 드릴 수 있는 이익'을 생각해야. 상생이죠. 우리는 여기에 봉사하러 온 게 아니고, 할머니들도 우리가 젊다는 이유로 해산물을 나눠주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오래 가는 비즈니스가 돼야 하니까요.


제주 구좌읍 종달리 항구에 위치한 해녀의 부엌 본점 전경. 낡은 어판장을 개조해, 무대와 식사 공간으로 만들었다. ⓒ해녀의부엌 
해녀의 부엌은 종달리 해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김하원 대표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연극에 녹였고, 취지에 공감해 함께 일하는 해녀가 하나 둘 생겨났다. ⓒ해녀의부엌


4. 육지에서 새 배우가 오면, 해녀 이모네 집에 꼭 가라고 말씀드려요. 배우들은 그곳에서 밥 얻어먹고 밭일 도와드리고 잠도 자요. 자연스럽게 이모의 옛이야기를 알게 되죠. 그럼 배우로서 책임감이 생겨요.


롱블랙과 인터뷰 중인 전유림 해녀의 부엌 콘텐츠 매니저. 서울에서 극단 배우로 활동했던 그는, 배우 모집 공고를 보고 제주에 내려왔다가 어느덧 2년 넘게 일하고 있다. ⓒ롱블랙


5. 김대표는 새로운 콘텐츠 제작에 16명의 예술가를 끌어 들어요. 극작가가 시나리오를 짜고, 컬러 디자이너부터 한복 디자이너, 푸드 디렉터, 도예가까지. 디테일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로컬 이야기를 가볍게 풀기가 싫어요. 결국 '우리 이웃의 삶'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것인가가 관건. 2016년 유네스코에 해녀가 등재됐을 때, 기업들은 너도나도 키링이나 뱃지를 만들었죠. 그게 과연 로컬을 매력적으로 만들까요?"


해녀의 부엌 북촌점 둥글게 휘어진 식탁 주변으로, 미디어 월이 펼쳐져. 내레이터의 스토리텔링과 함께, 관객들은 제주의 바닷속에 들어가기도, 다려도로 향하기도 한다. ⓒ해녀의부엌


6. 전 이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해녀들과 암묵적인 약속을 했어요. 이용하지 않고, 남용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겠다고. 우리가 이득을 취하려고 부모님을 이용하지 않는 것처럼요. 모든 일의 기준은 '해녀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예요.


7. 공연은 사람의 이야기를 '가장 감동적'으로 전달하는 예술. 공연 예술가들이 늘 고민하는'인간 탐구'의 정신이, 로컬과 만나면 폭발적인 시너지가 날 거라 생각해요. 사람에 대해 깊이 고민한 흔적으로 지역의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으니까요.


해녀의 부엌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haenyeokitchen_official/ 

해녀의 부엌 북촌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haenyeokitchen_bukc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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