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있다.
약간 다르게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있다.
혼자만의 여행이지만, 여행에서 얻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나누려는 사람들 말이다.
나누는 방식도 여러 가지다.
인스타, 페북을 통해 사진과 감상을 올린다.
지인들은 그것에 반응한다. 쉬운 클릭이거나 댓글 혹은 쪽지로. 쉽고 편하니 대다수가 이렇게.
굿즈나 먹거리를 구매해, 선물하는 분들도 있다.
굿즈의 대표상품이 열쇠고리나 냉장고 자석들이다.
먹는 건 초콜릿과 비스킷이 많다. 비싸지 않고, 그 지역의 달콤함이나 바삭함을 전달할 수 있다.
여행을 하며 '보부상' 역할을 하는 이도 있다.
최근 한 지인은 남미를 여행하며, 그 지역의 흥미로운 굿즈들을 소개하며 직접 판매까지 했다.
물론 여행경비 마련이 목적인데, 그걸 계기로 여러 사람들과 대양을 건너 실시간 대화를 한다.
나의 경우는 여행 후, 그 경험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바로 리뷰빙자리뷰다. 퇴사준비생의 도쿄 2박 3일 여행에 참여한 경험을 리뷰했다. 그 반응이 좋아 여러 번 했고, 그 경험이 좋아 나 말고 다른 이의 경험을 큐레이션하고 소개하는 판을 만들고 이어온 거다. 다녀온 경험만 나누다, 어느 순간 만든 경험, 해 본 경험, 읽은 경험 등등까지 확장이 되고 있다.
최근에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활용해, 여행 경험을 나누는 분들이 있다. 어떤 지역/이벤트를 여행하려고 하는데 그곳에서의 경험을 이메일로 정리해서 보내는 이들이다.
그냥 보내는 게 아니라 돈을 받는다. 비싼 가격은 아니다. 5천 원~1만 원 정도다. 책 한 권의 가격이 1만 5천 원인데, 그걸 생각하면 또 비싸 보이지만 이건 특별한 교감의 순간에 참여하는 것이라 그 가격대는 적당해 보인다.
<음악 회사 때려치우고 떠나는 음악 페스티벌 여행>도 그중 하나다. 페친 정성은 님 타임라인에서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신청했다. 그 콘텐츠에 관심이 있었다기보다, 이런 시도를 지지하고 싶었다.(물론 콘텐츠도 좋다!ㅎ)
다음은 그 프로젝트의 소개글이다.
오늘 점심때 브런치 정재경 작가님을 만났는데, 그도 이런 방식으로 네덜란드 인사이트 투어를 다녀왔다고 했다. 가기 전에 매일 1편씩의 글을 보내주는 걸 약속하며 5000원을 구독료를 미리 받았다. 인사이트 투어니 놀고먹는데 집중하는 게 아닌, 배우러 갔으니 본 것과 들은 것을 열심히 정리해 레터를 썼다고 한다. 그냥 갔으면 아마도 1편의 글도 어려웠을 거다.
그 얘길 들으면서, 앞으로 이렇게 #경험레터 프로젝트를 기획해 좀 더 많은 분들이 이어지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리빙리에 오기 전, 현장의 이야길 메일로 보내는 방식. 여행자의 경우 부담이 되지만 경험 자산 확장과 지지와 응원을 받을 수 있어 좋고, 펀딩 참여자의 경우 숙성된 이야기가 아닌 신선함 그 자체로 배달되는 이야길 통해 색다른 감동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누군가의 경험과 그것의 공유를 통해, 삶의 평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이걸 계속해 나간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