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2023년 10월 14일 no. 552
롱블랙 2023년 10월 14일 no. 552
이수부 키친 : 셰프가 스스로를 돌보며 요리하는, 원테이블 식당입니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850
1. 뉴욕 CIA(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에 유학. 신라호텔 주방장. 지금은 도곡동 원테이블 레스토랑 '이수부 키친'을 운영하는 이수부 셰프. 2013년에 시작, 올해로 딱 10년. 디너코스는 15만원. 6인 기준 90만원부터 시작. 한 달 예약이 거의 꽉 차요. 오로지 전화로만 예약. 명함에는 '밥 짓는 이'라고 표기.
2. 직원이 수저나 접시를 세팅해 주지 않아요. 음악도 손님이 직접 선곡. 이곳은 식탁의 미니멀리즘을 실천. 코스를 구성하는 요리가 늘 다름. 메뉴는 그날 아침, 시장에서 결정. "메뉴를 정해놓으면 식재료의 상태가 좋지 않아도 무조건 사야 해요. 그날 최상의 식재료로 요리하기 위해, 메뉴는 당일에 결정해요"
3. 시장엔 다듬어지지 않은 민낯 같은 삶이 느껴져요. 만남과 웃음, 다툼과 울음 같은 것들. 그런 삶의 현장이 주는 기운을 손님에게 전달하는 중개자가 셰프라고 생각해요.
4. 저녁 손님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점심은 하지 않아요. 점심에 확 쏟아부으면 저녁에 녹초가. 그래서 과감히 저녁에만 장사하기로.
5. 분위기에 어울릴 테이블을 찾으려 몇 달을. 김포 목재상에서 '부빙가'라는 목재를 발견. 비가 오지 않는 곳에서 최소 3년은 말려야 쪼개지지 않는 목재. 보통 10년씩 건조.
6. 모든 게 셀프. 손님을 주인처럼 만들기로. 그날만은 손님이 식당을 자신의 취향대로 꾸며보는. 접시도 세팅, 음악도 선곡. 이 셰프는 음식 만드는 데 집중. "대기업 회장님도 이 가게에 오면 직접 매트를 깔고 스푼을 놓고, 포크를 놓아요. 다 같이 한 상을 차리니까 손님들끼리 대화도 늘더라구요. 일종의 아이스브레이킹 효과가 있는 거죠"
7. 식당의 구성요소는 음식, 분위기, 서비스. 절대 셋 다 잘할 수 없어요. 자본이 뒷받침돼야. 내가 무얼 잘 하는지 아는 게 중요. 이 셰프는 맛과 공간. 화학조미료를 생략하고, 튀김 요리도 하지 않죠. 대신 재료의 맛을 극대화한 미니멀한 요리법 고수.
8.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 '나'에게 맞는 가게를. 하루 한 손님에게 정성을. 쉬는 시간엔 충분한 사색도 하고 싶어 원테이블 식당을 시작.
9. 이런 식당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좋은 사람들을 매일 보는 거.
이수부 인스타(2349) https://www.instagram.com/leesoob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