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556) 과일없는 과일가게, 김씨네과일

롱블랙 2023년 10월 19일 no. 556

롱블랙 2023년 10월 19일 no. 556

김도영 : 오픈런하는 과일 티셔츠, 좋아하는 일이 브랜드가 되기까지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855 


1. 김씨네과일은 김 작가가 2022년 5월 패션지 에디터 추천으로 플리마켓에 참여하면서 시작. 관심을 받자, 3일 뒤 다마스를 빌려 보부상. 2개월 뒤엔 홈쇼핑 진출. 그로부터 한 달 만에 더현대서울 팝업. 


김씨네과일 티셔츠. 김도영 작가는 재미있는 티셔츠를 고민하다가 이 티셔츠를 만들었다. 앞면엔 과일 한 개가, 뒷면에는 여러 과일이 PC 바탕화면처럼 프린트 돼 있다. ⓒ김씨네과일


 2. 이들의 백미는 디자인보다 파는 방식. 진짜 과일 가게에서 장사하듯 팔았어요. 빨간색 과일 바구니에 담고, 쇼핑백 대신 검정 비닐봉지에 담아줘요. 제품명은 뜯어낸 박스 위로 마카로 투박하게. 체리 티셔츠는 '정신 체리시고' 딸리 티셔츠는 '하우스 딸기' 두리안은 '과일의 왕 두리안'. 가격은 한 장에 3만원. 두 장에 5만원.


3. 사람들은 이곳의 쇼핑 경험을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기 위해 찾아요. 흰색 다마스도, 인스타 당일 공지되는 장소와 한정 수량도 모두 재미 요소로.


4. 김씨네과일이 만든 재미는 더 큰 판으로. 현차, 삼성, 베라 같은 대기업과 컬래버 티셔츠를. 이후 CJ온스타일에서 라이브 커머스(20분만에 4000장 완판, 1억 매출)를 하고, 더현대에서 팝업을. 


쇼핑하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놀이처럼 만들었다. 진짜 과일 가게에서 장사하듯 빨간 바구니에 셔츠를 담고, 제품명은 뜯어낸 박스 위에 마카로 투박하게 적었다. ⓒ김씨네과일

                    

김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조금 다른 방법, 한 발 더 나아가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는 새로움을 두려움 없이 접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한다. ©롱블랙


5. 2016년부터 '유명인의 얼굴을 넣은 티셔츠'를 만들며 본격적인 티셔츠 커리어 시작. 래퍼의 얼굴을 활용해 티셔츠를 만드는 해외 문화 '랩티'를 확정된 개념으로 재해석. 총 100명이 넘는 사람들을 티셔츠로 제작. 인물 선정 기준 2가지. 자기만의 멋을 보여주는가, 화제의 인물인가.


6. 기획의 시작은 단순. 티셔츠를 처음 만든 이유는 '재미있으니까' 인물티셔츠는 '멋지니까' 과일 티셔츠는 '귀여우니까'.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은 전략적. 더하기와 빼기를 거쳐 완성. 빨간 바구니, 검은 봉지, 옷도 과일장수처럼. 사파리 모자, 선글라스, 복대까지. 이후 다마스까지 빌려. 시장을 다니며 관찰한 요소를 더하기도. 제품명. 키위는 '퀴이' 코코넛은 '콕호낫' 브로콜리는 '보리꼬리'. 


7. 브랜드를 만들 때 가장 쉽게 생기는 문제는 완벽한 시작. 김씨네과일은 처음 듣는 비트에 프리스타일로 랩을 내뱉듯이 진행. 비트에 맞춰 써놓은 가사를 계획대로 뱉는 게 아니라 순간순간의 상황에 따라 움직이면서 흐름을 만들어왔다.


8. 빼기는 콘셉트를 가득 채웠던 요소를 덜어내기 시작. 꼭 필요한 것들만 남기는. 그리고 김 작가는 세계관이 구축되는 걸 경계. 사람들과 거리감이 생기는 걸 바라지 않. "콘셉트 짱'같은 말을 듣다 보니 '덜어내야겠다'는 문제 인식. 세계관이란 말이 싫. 복잡한 이해가 필요한 상황을 바라지 않. 최대한 직관적으로 얘기하고 싶었어요"


김씨네과일은 ‘더하기’와 ‘빼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사진은 많은 복장을 덜어내고 조끼만 남긴 조용일 실장(왼쪽)과 김도영 작가(오른쪽) ©김씨네과일 인스타그램


9. 익숙한 것,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일단 시작. 하지만 공감만으로는 부족. 어떤 매력에 끌리려면 결국 또 새로운 게 필요. 그 새로운 걸 소재에서 찾으면 그 소재부터 이해시켜야 하지만, 모두가 아는 소재라면 전달 방식만 새롭게 하면 되는.


10. 사람들은 김씨네과일에서 티셔츠와 함께 '경험'을 사 간다. 우리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재미있는 경험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 아닐까. 그래서 고객들과 더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즐거운 경험을 한 고객은 영업사원을 자처. 


김도영 작가는 실제 시장을 돌아다니며 상인들이 어떻게 과일이나 채소를 판매하는지 눈여겨 보고 티셔츠 판매에 적용했다. 박스에 적은 제품명이 그중 하나다. ⓒ김씨네과일


11. 이야기를 나누며 커뮤니티가 생겨나죠. 100명이 납득하는 논리보다 10명이 공감하는 스토리가 더 중요.


김씨네 과일가게 인스타(2.1만) https://www.instagram.com/kimsfruits/ 


매거진의 이전글 555) 안양일번가 출신, 테디뵈르하우스 기획자 뚜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