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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자연의 최후의 럭셔리다, 플라밍고 에스테이트

롱블랙 2023년 11월 23일 no. 586

롱블랙 2023년 11월 23일 no. 586

플라밍고 에스테이트 : 브랜드가 된 대저택과 정원, "자연은 최후의 럭셔리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896 


1. 미국 LA 7 에이커(약 8569평) 정원에 둘러쌓인 저택. 이 집 애칭이 플라밍고 에스테이트. 요즘 핫한 웰니스 브랜드. 정원에서 키운 작물로 비누, 오일, 향초를 만드는데 2022년 연매출이 1000만 달러(130억). 최근 750만 달러 투자까지.


리처드는 포르노 스튜디오로 쓰였던 부지에서, '즐거움'이란 키워드를 재해석하기로 했다. ⓒ플라밍고에스테이트


2. 저는 평생 사람들에게 필요없는 물건을 팔면서 살아왔어요. 패스트패션과 패스트푸드, 가짜 전략에 완전 지친 상태. 정직하고 진실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어요.


3. 럭셔리 업계에 대한 회의감에도 사업이 성공적이라, 쉴 수 없었어요. 그러다 팬데믹. 16년간 쌓은 업적이 무너져 내리고 엄청난 스트레스. 그는 플라밍고 에스테이트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로. 


4. 그러다 이웃 농부를 만나요. 채소를 납품하던 식당이 문을 닫아 농장을 접어야 할 거 같다고 토로. 그는 집 근처에 만든 서점에서 함께 야채를 팔아보기로. 반신반의하던 프로젝트. 첫 주만에 300박스. 두 번째 주에는 600박스. 반응이 좋으니 LA 각지에서 버섯, 허브, 올리브 농부들이 찾아왔어요. 지금은 무려 150개 농장과 협업. 코로나로 위생이 중요해졌고, 고품질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어요. 


팬데믹을 맞닥뜨리고, 리처드는 플라밍고 에스테이트에서 휴식을 취한다. 그러다 한 농부의 사연을 듣고, 채소 박스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플라밍고에스테이트


5. 채소 박스 사업은 배송까지 할 만큼 잘  됐어요. '채소박스를 인스타그래머블하게 만들자'. "사람들은 팬데믹 동안, 인스타에 무언갈 올리고 싶어 했지만 올릴 게 마땅치. 그렇다면 우리 박스를 올리게끔 만들어보자. 상자는 패턴으로 아름답게 덮고, 안에는 예쁘게 디자인된 인쇄물을 담았어요." 예상은 적중. 킴 카사디안, 인스타 팔로워 4280만 크리시 티켄 등이 고객이 됐어요. 인스타에 채소 언박싱 영상을 올리고 입소문은 더 크게. 


6. 리처는 한발 더. 채소를 럭셔리로 브랜딩. 샹들리에(그가 만든 광고에이전시) 크리에이티브 직원들, 동료 예술가를 불러 모았어요. "팀원들에게 지난 16년 간 배운 것을 정원에 적용해 보자!고 했어요. 에르메스를 팔고 싶지만, 지금은 버섯과 감귤류를 팔아야 한다고. 패션 화보를 찍고 싶지만 지금은 그냥 채소를 찍으라고 했죠. 그렇게 제 지인들이 이곳으로 와, 대자연을 해석하기 시작했어요. 어렵진 않았어요. 대자연이야말로 최후의 럭셔리니까요"


리처드는 샹들리에 크리에이티브 직원들을 데려와, 채소를 럭셔리로 브랜딩했다. ⓒ플라밍고에스테이트


7. "한 농부가 와서, 포도를 키우고 있으니 와인을 만들자고 하면 그러자고. 허브가 있으니 바디워시를, 고추가 있으니 핫소스를, 고추냉이가 있으니 와사비를 만들자고 하면, 흔쾌히 수락. 제가 할 일은 뭐가 됐든 그 제품의 최고 버전을 만드는 겁니다." 


8. 그는 어떤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대요. 주어진 상황을 파악하는게 최우선. "무엇을 만들지 결정한 다음에 재료를 찾는 게 아니라, 협업 농장을 찾아 '이것으로 뭘 만들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죠"


리처드는 브랜드 론칭 후 3년 동안 150개의 제품을 만들었다. 예스맨의 정신으로, 협업 농장들과 함께 그 제품의 최고 버전을 만든다. 사진은 토마토 양초. ⓒ플라밍고에스테이트


9. 어는 날 정원의 장미가 시들어가는. 그가 샤워할 때 쓰는 화학물질 때문. "왜 식물에 주지도 못할 걸 피부에 바를까?란 의문. 그때부터 정원 속 천연 재료로 스킨케어 제품을 만들었어요" 채소박스에서 웰니스로 사업의 방향이 바뀐 순간. 이때부터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제품 제작. 제인 구달을 만나 조언을 구하기도.


리처드는 본인이 샤워할 때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정원의 식물들을 죽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친환경 웰니스 제품을 만들고, 사업의 방향을 바꾼다. ⓒ플라밍고에스테이트


10. 예상치 못한 독특함이 우리 컬래버의 핵심.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켈리 웨어스틀러'와는 디저트로 진저브래드 하우스를 100채 만들었어요. 세계적인 건축가 가에타노 페세와는 아이스 버킷을 만들었죠. 새서미스트리트와는 쓰레기통 속에 사는 '오스카 더 그라우치'와 협업. 가장 유명한 협업은 꿀. 양봉에 소질이 있는 그는 2022년 겨울, 배우 줄리언 무어와 티파니 해디시,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의 정원을 찾아가서 양봉을. 심지어 중국의 예술가 아이웨이웨이가 사는 포르투갈까지. 꿀 수익금은 각 유명 인사가 원하는 곳에 100% 기부. 


플라밍고 에스테이트의 가장 유명한 협업은 ‘유명인 꿀’이다. 중국의 예술가, 아이 웨이웨이의 정원에서도 꿀을 만들었다. ⓒ플라밍고에스테이트


11. 그는 고객관리에도 공을. 정원에서 무엇이 자라는지, 어떤 야채를 발송할지 등을 담은 뉴스레터를 매주 1회 발행. 또 매주 일요일 그 주의 구매 상위 50명에게 문자나 전화를. "연속해 상위 리스트에 든 고객이 있어요. 누구일까 궁금했고 연락했는데 대화가 너무 잘 통했어요. 이 사람은 현재 저희의 투자자가 됐어요"


12. 리처드는 친환경 관련 책을 내려 출판사를 찾아다녔어요. 돈이 되지 않을거란 피드백. 결국 직접 출판사를. 제인 구달, 마이클 폴란 같은 환경 운동가들의 저서의 판권을 사들였어요. '플라밍고 에디션'이란 제목으로 출판.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와 요리책도. 


13. 저는 대자연이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치료사이자, 의사라고 생각해요. 제 정원사인 제프가 어느 날 그러더군요. 정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시든 꽃을 떨어뜨리는 장미에게 인생에 쓸모없는 것을 잘라내는 법을, 추워지면 잎을 떨어뜨리고 쉬지만 봄이 되면 더 강력하게 돌아오는 자두와 복숭아로부터 쉬는 법을 배우라고.


14. 예전에는 모든 걸 조금씩 다 아는 사람이 창의적이라 생각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버섯을 재배하고, 건강을 위해 산딸기를 키우는 사람입니다.


리처드는 도시에서 일할 때보다, 오히려 지금 더 창의적인 영감을 얻는다고 말한다. 한 가지에 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농부들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플라밍고에스테이트


플라맹고에스테이트 인스타(25.7만) https://www.instagram.com/flamingo_e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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