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2024년 5월4일 no. 726
롱블랙 2024년 5월4일 no. 726
책 읽는 삶, 독서란 신성한 숨을 내뿜는 문장의 숲을 거니는 것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1061
1. 단순히 타인의 어떠한 사람인지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이 보는 것을 우리도 보기 위해서다. 거대한 극장에서 잠시나마 타인의 자리에 앉기 위해서다. 우리의 존재가 엄청나게 확장된 것은 작가 덕분이다. 좀체 책을 읽지 않는 친구와 대화해 보면 이점이 제대로 와닿는다. 안타깝게도 그의 세계는 너무 작다. 우리라면 아마 그 속에서 숨이 막힐 것이다. 자기 자신만으로만 만족하다가 결국 자아 이하가 된 사람은 감옥에 갇혀 있는 것과 같다.
2. 관광식 독서말고 여행식 독서. 관광객은 어딜 가나 자신이 편한 것, 자신이 원래 알던 것만을 즐기려는 태도를 뜻해요. 반대로 여행자는 지금까지 삶의 방식을 뒤로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것을 적극 경험하고 받아들이려 하죠.
3. 모든 예술 작품은 제일 먼저 우리에게 순응을 요구한다. 보라 들으라 받으라 길을 막지 말고 비켜나라. (눈 앞의 작품에 그렇게 순응할 가치가 있는지부터 묻는 것은 부질없는 것. 일단 순응하지 않고는 답을 알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4. 오늘날 우리는 대부분 영상을 보든, 소셜에서 글을 보든, 알고리즘 혹은 우리가 이미 구독하는 콘텐츠 위주로 보게 돼요. 심지어 그 필터 버블에 갇혔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 이때 책이 그 버블을 터트릴 바늘이 돼 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