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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 뮤지컬 렌트말고, 프로젝트 렌트! 최원석

롱블랙 2024년 5월20일 no. 740

롱블랙 2024년 5월20일 no. 740

공간기획자 최원석 : '이 말'이 나온다면, 실패한 팝업입니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1075 


1. 사람들은 아직도 팝업을 물성이라 생각해요. 실은 콘텐츠인데 말이죠. 패션브랜드 스탠드오일은 두 말마다, 성수 매장 비주얼을 바꿔요. EQL 성수도 매장 면적 30~40%를 2주마다 바꿔요. 이들도 의미상으로는 팝업이죠


2. 옛날에는 일단 멋지게 만들면 땡. 처음 봐서 신기하니까 사진 찍고.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어요. 본질이 바뀌었죠. 소프트웨어가 먼저. 공간을 유기적으로 채우고, 지속 가능하게 운전해 나갈 에너지가 필요.


3. 요즘 사람들은 쇼핑하기 위해 공간을 찾는 게 아니에요. 재미를 발견하고 모험하기 위해서죠. 이제 오프라인이 팔아야 할 건, 발견의 즐거움. 무의식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새로고침하고 숏츠 밑으로 내리는 거랑 같아요. '재밌는 거 하나만 걸려라'하는 거죠.


롱블랙과 인터뷰 중인 최원석 대표. 그는 오프라인은 더 이상 마켓이 아닌, 발견과 모험을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롱블랙


4. "팝업? 내가 할 말이 있어야 해요. 그걸 한마디로 압축할 줄 알아야죠. 그래도 알아들을까 말까예요. 그런데 짬통처럼 모든 얘기를 쏟으면 그걸 무슨 수로 알아들어요?" 요즘은 목적이 설계되지 않은 팝업이 너무 많아요. 그런 팝업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아니에요. 최대한 많은 방문객 수를 모으는거죠. 공짜 제품을 뿌리는 방식으로요. 이를 팝업이라 부르지 않아요. 판촉이죠.


5. 요즘 시대에 왜 굳이 오프에서 사람을 만나야 하죠? 대화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그 대화 끝에 관계가 발전했을 때 다음을 바라볼 수 있어요. '판촉 팝업'에는 그런 개념이 없어요. 일단 할 말이 없어요. 그러니까 소비자를 컨베이어 벨트에 욱여넣어요. 'A 하셨으면 B로 가시고요, C 하시고요.. 경품 받고 사진 찍어서..' 이건 약탈적 관계. 상호작용을 하는게 아니죠.


6. '그래서 이거 왜 한대?' 약탈적 팝업을 체험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으로 나오는 말.


7. 사람들이 왜 내 공간에 안 올까? 사랑해야 할 이유가 없어서. '부산 스페셜티 커피' 이유 하나를 만드니까 사람들이 온 거죠. 그때 가능성을 검증. '아, 소프트웨어만으로도 트래픽이 움직이는구나'


8. 소비자는 공간의 톤 앤 매너를 인테리어라 해요. 분위기를 곧 인테리어라고 인식하죠.


최원석 대표는 소비자는 공간의 톤 앤 매너를 인테리어로 인식한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은 ‘22DAYS’ 팝업스토어. 제대로 시공하지 못하고 저가의 가구를 활용했지만, 오히려 인테리어가 잘 되었다는 평을 받았다. ⓒ프로젝트 렌트


9. 오리지널이 아니라 오센틱한가가 중요. 조금이라도 가짜라는 걸 느끼면, 사람들은 공유하지 않아요. 저희가 매 프로젝트마다 고객 후기에서 가장 보고 싶은 말, 그런데 웬만해선 안 나오는 말이 이거. '이 자식들 진심이야'  "진심을 알아본 이들의 압도적인 후기가, 모든 마케팅 툴을 무시하고 진짜 홍보효과를 만들어 낸 거죠."


10. 소비자가 브랜드 활동에 참여하는 건 소비를 통해 완성. 오프에 전시된 제품 중 열이면 열이 좋다고 칭찬해도, 단 하나를 사지 않으면 그 공간에서 경험을 미완이죠. 우리는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잊고, 어렵게 얻은 것은 오래 기억합니다.


최원석 대표는 고객의 후기에서 1인칭 사용과 조사 의존도로 팝업의 결과를 판단한다. 실제 ‘어메이징 오트 카페’의 후기에서는 ‘나도’로 시작하는 문장이 많이 나왔다. 사진은 당시 판매한 디저트와 음료. ⓒ프로젝트 렌트


최원석 대표는 기획이란 끊임없는 취사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 1의 초콜릿 벽도 취사선택의 결과이다. ⓒ프로젝트 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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