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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 힙당동을 만든 장본인, TDTD 장지호 대표

롱블랙 2024년 7월18일 no. 790

롱블랙 2024년 7월18일 no. 790

TDTD 주신당과 메일룸, 힙당동을 만든 낯선 경험 기획법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1131 


1. TDTD. 외식 브랜드 기획 컨설팅 기업. The Devil is The Details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 신경 써야. 칵테일 바 '주신당'. 우선 입구 찾기가 힘들어. 외관이 점집과 똑같아. 점집 콘셉트가 아니라 진짜 점집이라 해도 믿을 정도. 근처에 또 다른 핫플 '메일룸'. 메뉴를 주문하면 진동벨과 함께 열쇠를. 음료가 완성돼면 우편하메. 손님은 우편함에서 편지를 꺼내듯 메뉴를 꺼내.


2. 일요일마다 스터디. 멤버는 직장인 친구 셋과 장대표. "누가 이 카페, 이 술집 괜찮대.. 하면 다 같이 몰려갔어요. 그리고 토론. 이 집이 왜 잘 될까. 제품 디자인하는 친구는 디자인 관점, 건축하는 친구는 건축 관점, 브랜딩 하는 친구는 브랜딩 관점에서. 그 경험이 지금 TDTD 를 만드는데 도움이.


3. 한국뿐 아니라 일본가게까지 벤치마킹. 그 답은 디테일과 몰입감. 가령 한남동 '블라인드 피그'란 시가 바. 진짜 유럽의 시가 바에 온 것 같은 느낌. 술을 진열하는 백바의 나무 선반이 모두 고목.


외식 브랜드 기획⋅컨설팅 기업인 TDTD의 장지호 대표. 국내외의 잘되는 가게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경험적 데이터를 쌓아 TDTD를 만들었다. ⓒ롱블랙


장프리고는 과일 박스 뒤 커다란 냉장고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지역 주민들과 융화되기 위한 장지호 대표의 선택이었다. ⓒ장프리고


4. 모든 사람에겐 내가 발견한 비밀스럽고 좋은 장소를 자랑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어요. 장프리고는 당연히 그럴 만한 장소라고 생각했어요. 몇 개월을 견디니, 반응이. 장프리고를 찾은 사람들이 남긴 후기와 인증샷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 여러 매체에서 취재를. 


5. 장프리고 성공 후, 저평가된 곳을 또 찾기 시작. 그러다 신당동을 발견. 중앙시장이라는 큰 상권. 주 이용자는 장년/노년. 2030 고객이 올 만한 공간을 만들 수 있겠다 생각. 2030만 생각한 건 아니고, 최우선 과제는 '지역 주민들과 융화'. 가장 먼저 신당동 역사 공부. 


6. 신당동의 뿌리인 무속 신앙을 콘셉으로 술집을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 무속관련 서적과 영화를 찾아보고, 무속인에게 조언까지. 그렇게 첫 디자인 시안. 하지만 '이건 아니다'고 생각. 어둡고 무서웠거든. 그걸 중화시킬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답을. 바로 십이지신. "띠 이야기 싫어하는 사람 없잖아요. 친숙하죠. 이게 종교의 무거운 느낌을 완화해 줄 거라 확신. 핵심이 정해지니 디테일이 하루만에 물 흐르듯"


7. 바 테이블에 12개의 좌석. 의자 뒤에 자, 축, 인 등 띠를 상징하는 한자를. 메뉴도 띠에 맞춰 12개 칵테일을 준비. "사실 MZ세대를 타깃해서 만든 건 아니에요. '찾아다니는 소비'에 대한 확신이 있었죠. 사람은 모순적. 좋은 걸 발견했을 때 두 가지 마음이 충돌. '나만 알고 싶다''그렇지만 발견한 걸 자랑하고 싶다' 우리의 역할은 분명. 자랑하고 싶을 만한 이야기거리를 확실하게 제공할 것.


신당동의 뿌리인 ‘무속 신앙’을 콘셉트로 만든 ‘주신당’. 힙한 술집으로 입소문을 타며 동양 무속에 익숙지 않은 미국인 고객까지 끌어들였다. ⓒ롱블랙


현재는 재정비 중인 떡볶이집 ‘토보키’. 장지호 대표는 ‘토보키’를 통해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의 차별성을 두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토보키


8. 동네사람들이 자주,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카페를 만들자. 여기에 한 가지 키워드를 더했어. '설렘'. 우체국과 손편지, 아날로그. 이를 잘 활용하면 설렘이라는 키워드를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 


2023년에 문을 연 에스프레소 바 ‘메일룸’의 주문 장소. 우체국에서 영감을 받아 ‘설렘’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롱블랙

9. 매일 파격적이고 신기한 콘셉의 공간이 만들어지는 요즘. 그만큼 사라지는 곳도 많지. 단순 콘셉만으로 롱런하는 시대는 끝났어. "뿌리가 있냐 없냐의 차이. 주신당과 장프리고도 동네라는 뿌리가 있어 잘된 거라 생각. 뿌리가 없는 콘셉을 위한 콘셉은 오래 못 가요"


10. 창의성은 내가 갈구하고 원하면 이뤄낼 수 있는 영역.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면 열망이 있고, 경험을 쌓으면 얼마든지. 그러다 기회가 왔을 때, 머릿속에 쌓아 놓은 것을 수없이 붙이고 해체하는. 제 결과물도 그렇게 나왔어요.


TDTD 인스타(281) https://www.instagram.com/tdtd.creative/ 

장프리고 인스타(8516) https://www.instagram.com/jeanfrigo_official/ 

메일룸 인스타(2212) https://www.instagram.com/mailroom_sindang/ 

주신당 인스타(1만) https://www.instagram.com/zoosin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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