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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 행복하지 않은 건, 노력하지 않은 개인탓인가?

롱블랙 2024년 7월20일 no. 792

롱블랙 2024년 7월20일 no. 792

해피크라시 : 행복하지 않으면 내 인생이 아닌가요?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1130 


1. 행복학의 기반이 되는 치유 효력이 있는 이야기들은 개인의 결함, 진정성의 결여, 자아실현의 미흡을 질병 취급하고 약을 주겠다고 약속. 다양한 '행복 연구자들'과 늘 자기 자아에 초점을 맞추며 끊임없이 자신의 심리적 부진을 만회하려 애쓰고, 자기 변모와 자기 개선에 고민하는 '행복염려증 환자들'이 등장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행복은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대한 강박을 정상으로 여기게 하려는 시장에서 완벽한 상품이 된다.


2. 긍정심리학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이야말로 우리가 행복에 집착하게 만든다고. 행복하지 못한 것을 일종의 잘못이라 여기면서,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지, 필사적으로 고민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3.책은 '행복한 개인'이 일종의 의무가 된 사회에서 행복은 무엇보다 개인의 책임이 된다고 말합니다. 이를테면 간헐적 단신을 하지 않아서, 미라클 모닝을 하지 않아서, 사이드프로젝트와 쇼츠제작과 자동수익 실현을 하지 않아서 행복하지 못한 겁니다... 이 모든 건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스스로 챙겨야만 했던 일들. 만약 우리가 불행한 이유가 있다면, 충분히 기민하지 못한 것, 남들을 잘 따라가지 못한 것, 성실하지 못한 것, 어디까지나 '개인 책임'이라는 것이죠.


오늘날 행복은 하나의 강박이 되었다. 행복이야말로 정상성의 상태이며, 행복하지 않는 나는 실패했다고 느낀다. 이미지는 『해피크라시』의 이탈리아 버전 표지 삽화.


각자의 고통을 스스로 책임지고 알아서 폐기해야 하는 사회는, 연민과 공감이 줄어들게 된다. 행복에만 강박적으로 몰입하면서 타인의 고통은 외면하기 쉬워진다. ⓒPixabay



 4. 결과적으로 자아의 영역 바깥에 있는 의미와 가치의 원천들(도덕, 사회, 문화, 전통 등)은 심각하게 척박해지고 개인의 삶에 미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5.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행복'이 아니라, 정의와 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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