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2024년 12월13일 no. 917
롱블랙 2024년 12월13일 no. 917
제스트 : 아시아 2위 칵테일 바, 식혜와 간장으로 한국식 파인드링킹 꿈꾸다
https://www.longblack.co/note/1279
1. 아시아 베스트 바 48위에서 5위, 마침내 2위까지. 한국 칵케일 바 제스트가 불과 3년만에 기록한 성적표. 전 세계 9위까지. 한국 칵테일 바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 "총평하면, 이 바는 지속가능성도 섹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혁신적인 공간이다" - 더 월드 50 베스트 수상이유
2. 지루했던 공대를 자퇴하고 조리학교에 뛰어든 21살의 김도형. 바텐딩에 빠짐. 바리스타를 해볼까 싶어 주전공을 커피로. 정작 칵테일 동아리에서 구경한 쉐이킹 퍼포먼스가 기억에. 영등포의 한 조리학교. 친구들이 놀 때, 혼자 칵테일을 배웠죠. 졸업즈음 조주기능사 자격증에 더해 4개의 자격증. 교수의 애제자로 워커힐 우바에 입사. 3년차 2016년 월드클래스 코리아 파이널에서 우승. 그의 나이 26살. 역대 최연소 한국 우승자.
3. 많은 대회에 나가보니, 제가 우물 안 개구리. 바텐더 역량을 더 키워야겠다고 생각. 호텔이란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 '나만의 바'를 열고 싶었어요. 손님과 더 가까이서 대화하고, 더 과감한 메뉴를 도전할 수 있었으니까요.
4. 제스트. 제로웨이스트의 줄임말.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바의 모습은? 넷이 머릴 맛대고 고민. 자연스레 '오래가는 바'를. 사람뿐 아니라 우리가 쓸 재료, 머물 공간도 오래 유지되는 바요" 당장 뭘 할지 몰라 쓰레기통 주위에 둘어앉아 회의를. "쓰레기를 하나씩 꺼내며 토론했죠. '이 포장지는 어떻게 없앨 수 있지? 이 플라스틱 통을 아예 안 쓸 수 있을까?" 하면서요.
5. 네명의 바텐터가 가장 먼저 한 일, 수제토닉워터 만들기. 물에 탄산을 주입하고 허브로 향을. 허브도 남양주 농가에 가서 직접 공수. 재료를 감쌀 포장지를 줄이려고. 식재료도 마트아닌 직접. 사과가 필요하면, 농장에 굴러다니는 울퉁한 사과를. 꿀이 필요하면 도시 양봉으로 얻은 꿀을 사 와요.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한 덕에, 가장 큰 보상을. 바로 손님에게 들려줄 '이야기'.
6. 제스트의 지속가능성, 환경 외에 또 다른 의미. 바로 '한국에만 있는 바'. 어떻게 칵테일에 '한국스러움'을 녹일 수? 그는 '가장 역사 깊은 칵테일'과 '가장 한국적인 재료'를 섞었어요. 가령 설탕과 오렌지껍질, 위스키로 만드는 클래식 칵테일 '올드패션드'에 간장을 섞는. 최근 유네스코에 등재된 기순도 명인의 숙성 간장을 가져와 써요. 손님에게 한국의 장 문화를 소개하면서, 외국인 손님이 부담없이 맛보도록 했죠.
7. 저희는 늘 태연히 칵테일을 만들지만, 신경은 고객을 향해 곤두세우고 있어요. 나누는 이야기부터 행동, 시선, 문 열리는 소리까지 감지해요. 말하지 않아도 뭐가 불편한지 캐치해야 해요.
제스트 인스타(2.1만) https://www.instagram.com/zest.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