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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4) 낙농업협동조합에 온 전문 경영인이 만든 기적

롱블랙 2025년 2월6일 no. 964

롱블랙 2025년 2월6일 no. 964

틸라무크 : 젖소 대신 전기톱, 116년 된 낙농업협동조합의 브랜딩 노하우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1338


1. 1909년, 오리건주 낙농 지대 농부들이 모여 낙농업협동조합을 결성. '틸라무크 카운티 유제품 협동조합'. "우리 유제품을 지역 특산품으로 만들자"며 뜻을 모은.


2. 주력은 '체다치즈'. 이들의 비결은 숙성. 짧게는 1달, 길게는 3년 자연에서 숙성. 시간을 들인 치즈는 겉은 단단, 속은 크리미한 식감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공산품과 맛이 달라.


3. 많은 사랑. 단, 어디까지나 지역 주민과 일부 여행객 사이에서. 이런 틸마무크가 한 사람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전국구 브랜드'로 발돋움. 2012년 이들이 103년 되던 때. 브랜드 확장에 목숨 건 사람이 2012년 이들 협동조합의 전문 경영인으로 들어왔어. 그것도 직접 지원해서.


4. 패트릭 크리테저. 나이키와 디즈니를 거쳐 커비빈 인터내셔설에서 8년간 ceo. 빅 브랜드만 맡던 그가 왜 이곳에? 잠재력이 보였대. 그는 오리건에서 나고 자라며 이들의 우유와 치즈를 즐겼거든. 이게 '지역 특산품'에만 갇혀있는 게 아쉬웠던.


1738746186052f3ad23d3e475abdfb9fba4e90e5ee.jpg 오리건 지역 특산품이었던 틸라무크 유제품은 이제 미국 전역에서 즐기는 미국의 ‘국민 브랜드’가 됐다. 사진은 틸라무크 트럭이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모습. ©틸라무크 웹사이트


5. 신선도가 생명인 유제품으로 미국같은 큰 땅을 어떻게? 유통부터 저장 인프라까지 큰 돈이. 하지만 협동조합은 그럴 돈이 없었지. 패트릭은 가까운 지역부터 공략하기로. 미국 서부를 삼키기로. 2014년 '윈 더 웨스트' 프로젝트 시작.


6. 지역 슈퍼마켓은 기본, 더해 지역 축구팀인 포틀랜드 팀버스와 먼저 손을. 경기장 관중에게 치즈로 만든 음식을 팔기로. 경기장 안에 '틸라무크 매점'을 마련. 체다 치즈를 가득 올린 맥앤치즈 핫도그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요거트를 팔았지. 심지어 구단의 메인 스폰서가 되어 선수 유니폼에도 로고를. 인기는 대단. 지역 축구 팬들의 자부심이 됐어. "포틀랜드 팀버스와 파트너십은 틸라무크를 마을 브랜드에서 '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확장한 중요한 계기. 전국 진출에 한 단계 다가가게 됐죠"


17387492076cbb20e15f1638b0c1d75c1e64ca5ed2.jpeg 틸라무크는 포틀랜드 팀버스 축구팀과 손을 잡으며 ‘축구장 별미’로 거듭났다. 사진은 2017년 포틀랜드 팀버스의 축구 경기에서 먹을 수 있었던, 틸라무크 치즈 활용 요리. ©포틀랜


173874625048dc9ac36072bb61858744845aac33c1.jpeg 틸라무크는 18kg짜리 통치즈인 ‘마더 로프’를 고객에게 직접 판매했다. ©틸라무크


7. 틸라무크를 전국구 브랜드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은 바로 광고.

"틸라무크 협동조합 농장주들은 110년간 묵묵히 품질을 위해 싸워왔어요. 이들의 열정은 위조될 수 없고, 노고는 속일 수도 없으며, 우리만이 진짜 음식을 만든다는 걸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기존 유제품 광고와 정확히 대조시키는 법을 선택했어요"


1738748354e3b8c74b31b80cc6127d4b254afe1f2a.gif Dairy Done Right 캠페인 영상. 치즈를 비틀고 도끼로 내려찍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틸라무크


8. 2020년부터 틸라무크는 '올 포 파머스' 캠페인 시작. 기후 위기로 농사가 위협을 받는 만큼 우리가 나서서 다른 농부들을 돕자고 제안. 고객 참여 방법은 간단. 틸라무크 제품을 먹기만 하면, 판매금 10%는 비영리재단 미국 농지 신탁에 기부. 기부금은 농부들의 농사 보조금과 농지 보전에.


9. 농부의날에 자선 경매를. 2022년엔 틸라무크 로고를 새긴 폭스바겐 빈티지 픽업트럭과 틸라무크 농장 숙박권, 틸라무크 체다 치즈를 채운 스메그 냉장고를 경매에. 이 행사로 5만5000달러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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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으로 시작한 틸라무크는, 다른 농부들을 돕기 위해 ‘올 포 파머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틸라무크 폭스바겐을 내놓고 자선경매(왼쪽)를 하기도, 가방 판매를 해 농부들에게 수익금을 100% 기부하기도 했다. ©틸라무크 페이스북


10. 이들은 협동조합이 출발한 '농장마을'을 365일 열어두고 고객을 환영. 틸라무크 제품이 생산되는 모든 과정을 고객이 두 눈으로 확인. 고객맞이와 같은 운영도 모두 협동조합의 농부들이 기획. 2023년 이 농장 방문객은 100만 명 돌파. 덩달아 지역 경제도 살아났지. 아무리 사랑받는 브랜드도 고객을 일터로 부르긴 쉽지 않잖아. 하지만 패트릭은 알고 있었어. 사람들이 틸라무크를 좋아하는 이유는 맛이 아닌 그 뒤에 숨은 '농부들의 노력'이란 걸.


11. 틸라무크는 '일상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구. 여기서 프리미엄은 단지 '더 비싼 제품'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농부들이 쏟은 수백 시간과 수천리터의 땀방울을, 소비자도 알아줄 거라는 믿음의 라벨. 그래서 우린 왜, 어떻게,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가감 없이 전하려 노력해요. 그래야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설득될 수 있으니까요.


틸라무크 인스타(12.7만) https://www.instagram.com/tillam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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