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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터널 가운데, 멈춰 선 것들

짧게 끝날 것만 같았던, 이 시간이 지속되고 있다. 비단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라 전 세계는 지금 코로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 거대한 존재 아래 많은 것들이 (의도치 않게) 바뀌고 있다. 어떤 것들은 멈추고, 어떤 것들은 변화되고, 어떤 것들은 새롭게 등장을 하고 있다.

두 번에 걸쳐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나의 일(& 나와 관련된 일)을 정리하려 한다.
1부는 코로나로 인해 멈춰 선 것들
2부는 그럼에도 새롭게 시작하게 된 것들

1부는 슬프고도 아픈 이야기고, 2부는 안간힘에 대한 이야기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란 얘길 우린 알고 있다.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너무 까마득했지만, 어둠에 눈이 적응하듯 조금씩 적응이 되었다(아니 적응을 해야만 했다).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틈을 여는 질문과 "뭐라도 해 보자" (서로) 의지를 다독이며, (작게 작게) 무어라도 만들었다. 어떤 거대한 벽을 넘기 위해 작은 디딤을 시작했다. 


사륜구동 자동차는 아니지만, 나는 오프에 강하다. 온라인 회사를 10년을 다녔다지만, 여전히 그 세계는 내게 오리무중이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버티고 지낼 수 있었던 건, 온라인 회사지만 오프에 대한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다.(카카오 회사님에게 감사합니다~)


그 오프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당차게 퇴사를 했다. 그때까진 좋았다. 

이렇게 <코로나>로 쳐 맞기 전까지는.

"누구나 계획을 가지고 있다. 쳐 맞기 전까지는"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코로나 시국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일과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많은 것을 바꿀 것이란 걸. 준비 없이 닥친 이 거대한 변화에 너나 할 것 없이 흔들리고, 쓰러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내가 속한 조직, 협업하던 파트너 그리고 나 역시 그렇다. 그간 하던 많은 것들이 멈춰 섰다. 까마득한 터널에서 뒤를 보았다. 그간 무슨 일이 있었나?


1. 북크루

1) 작가와 독자를 이어주는(강연, 위크샵 등) 서비스인데(대리사회, 지방시 '김민섭' 작가가 대표)

2) 난 여기 시작 멤버로 참여했고, 작가 섭외/행사 기획/대외 협업 등을 나눠 맡고 있다.

3) 코로나 시국. 누가 작가 초대 행사를 하나


[보세요. 어떤 작가들이 있는지(업데이트 중). 언젠가 당신과 이어지길 바랍니다] 

https://www.bookcrew.net/meetupboard

 

2. 프립

1) 여가 큐레이션 스타트업이다.

2) 작년 말, 소셜클럽을 론칭했다. 난 여기 디렉터로 조인했다.(멋진 멤바들과 매주 만난다)

3) 그런데 소셜클럽. 이 판국에 누가 참여하나.

4) 많은 것들이 보류되고, 연기되었다.


[다행히 차츰 회복세, 프립 소셜 클럽] https://www.frip.co.kr/daily/social/fripsocialclub


3. 한예종 _ 예술경영

1) 난 작년 2학기부터 이 학교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다.

2) 3월 첫째 주가 개강이었다.

3) 그런데 계속 연기가 되었다. 한예종뿐만 아니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개강/개학을 미뤘다. 초유의 일이다. 

4) 좁은 교실에 많은 학생들이 모인다면, 코로나만 좋은 일 시킬 뿐이니.


* 한예종은 3월 4주 차, 개강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등교를 못 하고, 랜선으로 봄의 교정을 맞이했다. 

한예종이 있는 서초동 예술의전당. 봄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다. 날씨만 쨍하다.


4. 코엑스 <360 서울>

1) 코엑스가 매년 4월 말~5월 초에 진행하는 대형 프로젝트다.(존경하는 화봉 옹의 야심 프로젝트)

2) 2020년 <360 서울>을 준비하며, 작년 말 외부 자문단 _ 기획 길드(4명)가 만들어졌다. 난 기획 길드로 참여 중이었다.

3) 2월엔 와디즈를 통해 '기획 커뮤니티' 펀딩을 했다. 반응이 좋았다. 펀딩 목표가 금세 채워졌다.

4) 하지만 코로나는 (예상보다) 끈질겼고, (예정된) 많은 행사들이 취소가 되었다.

5) <360 서울>역시, 장고 끝에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360 서울, 한 번 보실래요?] https://www.360seoul.co.kr/about?lang=ko-KR#about-guild


5. 폴인 <커뮤니티> 스터디

1) 애정 하는 '폴인'

2) 그곳의 많은 프로젝트 중 '스터디'에 '모더레이터'로 참여 중이었다.

3) 이번 스터디(팬덤을 만드는 커뮤니티)는 인기가 좋았다. 이번 시즌 가장 먼저 매진을 만들었다.

4) 그렇게 시작한 스터디. 총 5회 중 2회를 진행했고, 거의 두 달째 3회 차 진행을 못했다.

5) 최근 폴인은 잔여 스터디 진행이 어렵단 판단을 내렸다. (상반기, 10인 이상 모임 지양 결정)

6) 여러 옵션을 제시하고, 후속조치를 진행 중이다.


https://www.folin.co/study/614


6. 제주 플레이스 캠프 <캠퍼> 프로젝트

1) 제주를 생각하면, 이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중 하나 '플레이스 캠프'

2) 2017년 3월(플캠이 개장하기도 전), 낯선 콘퍼런스 시즌1을 시작해 이제까지 4번의 낯컨 진행

3) 호텔(급)인데, 게스트하우스만큼 살가운 공기가 곳곳에 스며 있다.(공간을 만드는 이들의 애씀이 느껴진다)

4) 플캠(김대우 총괄 매니저와 정상훈 매니저)과 함께, 숙박객(과 인근 관광객) 대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기로 했다. 그게 바로 <캠퍼> 프로젝트

5) 1월에 모집했고, 2월에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그리고 3월부터 본격 시작...을 앞두고. 어익후. 그놈의 코로나.

6) 제주 관광이 꽁꽁 얼었고, 플캠 숙박객도 쑥 줄었다. 이러니 캠퍼 프로그램 론칭을 보류했다. 곧 코로나가 꺼질 줄 았았다.

7) 오픈을 계속 미루다(상황을 지켜 보다), 계속된 보류가 답이 아닌 거 같단 결정을 내렸다. 이번 건은 시작도 못하고 막을 내리게 됐다. 



7. 플라잉웨일

1) 2019년 가을, 날씨가 좋아 장만한 '개인사업자'

2) 작년 겨울엔 기와집 아랫목처럼 뜨끈했다. 신생인데도, 일이 몰렸다. 물론 연말 특수였다.

3) 올해도 강의 제안이 이어졌다. 소개소개로 1월 ~ 4월 강의/워크숍 제안을 받았다. 아싸!했다.

4) 1월까진 문제가 없었다. 그러던 것이. 2월부터 심상치 않더니~ 줄줄이 취소되었다.

5) 상반기는 이렇게 사막을 걷는 걸까? 고래는 온데간데 없고, 마른멸치처럼 무미건조하다.


8. 경험 공유 살롱, 리뷰빙자리뷰

1) 100회를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2) 2월 중순까지 58번을 진행하고, 그냥 주저앉아 있다.

3) 3월 리빙리 라인업, 정말 화려했는데. 그것도 모두 잠정 연기되었다.

4) 코로나, 나빠요.


https://www.facebook.com/flyingimpact/


9. 낯선 프로젝트

1) 낯선대학

-> 낯선대학은 일반 정규과정 학교와 마찬가지로 3월이 개강이다.

-> 2020년 낯선대학은 4개로 진행이 될 예정이었다. 낯선대학 5, 낯선대학Y(oung) 3 / M(arketer) 1 / C(reator) 1

-> 그런데 일반 정규과정 학교와 마찬가지로 개강을 연기했다.

-> 일반 정규과정 학교와 같은 이유였다. 

-> 하지만 2월에 스텝/학생을 모두 확정한 상태라 계속된 개강 연기는 여러모로 부담이 되는 상태

->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진행되는 가운데, 뭐든지 조심스럽다.


2) 낯선컨퍼런스

-> 시즌5가 3월 말에 진행될 예정이었다.

-> 참여자들도 모두 확정이 되었다.

-> 스텝 회의도 여러 번 진행했다.

-> 뭔가 때깔이 다른 멋진 낯컨5가 기대되었다.

-> 이것 역시 코로나 여파로, 잠정 보류했다. 어쩌겠나.


이상이다.

코로나로 무너지거나, 멈추거나, 가만히! 있어야만 했던 것들이 이렇다. 참 많고도 많다. 피해 가려 해도, 너무 거대하고 압도적이었다. 이제까지 일과 삶 전반에 이렇게 힘을 미친 게 또 있었을까 싶다. 죽을 맛이다.


지금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급한 불은 잡혔는지(우리나라, 만세!) 확진자 수가 하향세다. 하지만 종식을 선언하기까지 아직 멀었다는 관측이다. 치료제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계속 거리두기만 고집할 순 없다. 최근 대두되는 '안'은 생활 방역이다. 대응이 수동(격리)에서 능동(방역)으로 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해 왔던 일들 역시, 이제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마땅하다. 움츠린 만큼 뛰어야 할텐데, 그 방향이 이전과 다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 얘길 2부에 담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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