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스타그램 프로젝트 no.54
1. 사람 이야기만 하는 ㅅ스타그램 프로젝트입니다. (인스타가 메인, 브런치는 거들뿐)
2. 카카오 100일 프로젝트에 맞춰, 100일 동안 사람 이야길 합니다.
3. 우리는 대개 누군가 만든 길을 따라갑니다.
4. 그 길이 '대로' 일수도 있고, 인적 드문 '골목길' 일수도 있습니다.
5. 그러다 내가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러하길 바랍니다.
6. 이 프로젝트는 내가 길을 만들기 전, 다른 이의 길을 살펴봅니다.
7. 그들 역시 웃고, 울고, 가라앉고, 상승하길 여러 번. 당신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8. 힘내세요.
1. 이름과 사회(일) 몇 년차인가요?
필명 홍마담, 본명 서연주, 사회 9년 차, 6월 출간 예정인 예비 작가. (그렇다면 0년 차인가요.)
[연주님의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hong_ma_dam/
2. 어떤 일을 해 오셨고, 지금 일터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투잡입니다. 첫째로 교육 기관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을 합니다. 둘째로 칼퇴를 하고 그때부턴 끄적끄적 글을 씁니다.
3. 지난 3년, 가장 잘 한 일과 그 이유는?
역시나 글을 쓰기 시작한 일입니다. 심리상담까지 받았을 정도로 ‘나이 듦’의 과정이 꽤 괴롭고 고통스러웠거든요. 처음엔 어떤 목적 없이 단지 괴로워 배설하듯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글을 쓰면서 그 고통을 똑바로 마주하고 생각을 정제할 수 있었죠. ‘브런치’ 플랫폼을 통해서 글을 썼던 것도 매우 잘한 일 같아요.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때론 공감과 응원의 글도 받다 보니 많은 면에서 자연스레 치유가 되기도 했어요. 또 꾸준히 쓴 글이 놀랍게도 출판까지 이어지게 되어 소정의 성과도 거둘 수 있었고요.
4. 삶에 있어 아쉬웠던/안타까웠던(실수, 실패 등) 일이 있었을 텐데요, 어떤 것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스물일곱 살까지 ‘아쉽지 않게 살았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지 못했던 것. 사실 실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스물일곱에 오천만 원이라는 (제게 어마어마하게 큰) 돈을 잃어보았습니다.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사건이었죠. 몇 날 며칠간 잠도 못 자고 괴로워하기만 했는데 어느 순간 깨달음이 오더군요.
나는 여태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말 것들만을 위한 삶을 살지 않았나. 많은 것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잃거나 빼앗긴다고 하더라도 후회가 없을 인생을 살았는가.
그 전까진 평범한 루틴에 충실한 너무 건조한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거죠.
5. 슬럼프에 빠진 친구/지인을 보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나요?
개인적인 경험으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식의 위로보다는 ‘나는 길가에 핀 풀 한 포기 같은 존재’와 같은 법륜스님 식의 위로가 더 와 닿았습니다. 인생을 괴롭게 만드는 ‘특별함’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면 많은 번뇌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조심스레 해주고 싶어요.
6. 삶에 흔들리는 지인들에게. 드라마, 책, 영화, 음악, 뮤지컬, 연극, 미술, 사진 등 이건 꼭 (들어)봐~ 하며. 추천하고 싶은건? 왜요?
제 인생 작가이자 인생 작품입니다. ‘장 주네’의 「도둑일기」 내용보다는 작가 자체를 추천하고 싶은데요. 주네는 도둑이자, 동성애자이자, 남창이자 부랑자였고, 사회의 악(惡)으로 규정된 것들을 의도적으로 행함으로써 사회의 관습을 철저히 무시하고 산 배반자였죠. 우리 사회에서 환영하는 사람과는 완전 반대편에 위치한 사람. 하지만 그러한 인생을 살면서도 얼마나 기막히게 예술적인 작품을 남겼는지 보여주고 싶어요.
http://www.yes24.com/24/AuthorFile/Author/120293
7.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는 사람들 중 다른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1명을 생각해 보세요.
1) 지금은 세상에 없는 가수이자 배우였던 설리.
2) 동경했던 존재
3) 언젠가 독서모임에서 「그리스인 조르바」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저는 설리를 조르바에 비유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의 자유로움과 솔직함을 동경했고, 그에게서 많은 용기를 얻었던 것도 사실이죠. 보고 싶네요!
8. 당신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는(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제 인생의 철학 사조는 실존주의예요. 제 몸에 새긴 타투와도 관계있는데요. ‘시몬 드 보부아르’의 「모든 사람은 혼자다」 중 ‘Mais pour moi vivant, ma mort n'est pas’라는 문장을 어깨에 새겼습니다. ‘살아있는 나에게 나의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인데요. 삶과 죽음은 완전히 분리된 것이고, 그렇기에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런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고 있어요.
9. 만약 지금 하는 '일'과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왜 그일 인가요?
사실 지금도 종종 생각해봅니다. 아마 바(Bar)에서 일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사람들과 얘기하는 일이 매우 즐겁고 적성에도 맞거든요. 일타강사처럼 일타 바텐더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정말로요.
10. 당신이 가진 여러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센가요 (장점, 고유성 등)?
1) 사교성.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좋아해요. ‘낯가린다’는 개념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기도 하고요. 좋은 사람들, 넓은 의미의 친구들이 곁에 많이 있죠. 사교성과 친구. 무엇보다 커다란 저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2) 솔직함. 제가 지닌 매력은 수도 없이 많지만 꾸밈없는 솔직함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글을 쓸 때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솔직하죠?
11. 20대(사회 초년생) 당신과 지금의 당신, 생각(가치관 등)의 어떤 부분이 (크게)달라졌나요?
나의 신념이 아주 무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단단한 신념을 지닌 채 살 줄 알았는데, 그것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닫고 있어요. 씁쓸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겸손함을 배우고 있습니다.
12. 당신은 무엇에(or 언제) 보람을 느끼나요?
내가 가지고 있던 세계가 와장창 깨지며 확장될 때. 내가 알던 세계가 깨지고 다른 세계가 내 안으로 들어올 때 엄청난 감동을 느껴요. 그래서 독서나 강연을 애정하는 것 같습니다.
13. 인생 후반전(50세 전후)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오프라인 홍마담 살롱을 운영하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문학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마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의 거트루드 스타인의 살롱처럼요. 아, 그때가 되면 정말 일타 바텐더가 될 수도 있겠네요. 벌써 가슴이 뛰는군요.
14. 13)번 질문에 이어, 그것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습니다. 또 저 역시 예술적 소양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겠네요. 바텐더 일도 배워야 하고. ‘홍마담’이라는 저의 페르소나도 지켜야 하고. 쉽지 않겠는데요. 하하.
15. (좋은, 작은)습관이 있다면?
매일 운동을 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정말 좋은 습관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16. 누군가에게 강의를 '해야' 한다면, 어떤 노하우(or 인사이트 / 경험)를 전달하고 싶나요?
교육학 개념으로 전환학습(Transformative Learning)이라고 하는데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념과 가치가 결정적 사건이나 경험을 계기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와 같은 경우에는 앞서 말했다시피 ‘어마어마하게 큰돈을 잃은 경험’이 그 계기가 되었는데요. 그것을 통해 새롭게 형성된 관점으로 세계관을 넓혀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죠. 그러한 경험들을 함께 나눠보고 싶습니다.
17. 당신은 지금 어떤 키워드로 기억되고 싶나요?
솔직함, 날 것, 쓰는 사람.
18. (신이 지금 나에게) 1년의 시간을 '보너스'로 준다면, 무얼 가장 하고 싶나요? 왜 그걸 하고 싶나요?
곁에 책을 쌓아두고 육 개월은 책을 읽고, 육 개월은 소설을 쓰고 싶어요. 사실 돈(!)을 벌어야만 하는 지금은 많이 피곤하거든요.
19. (자문자답)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 주세요. 이 질문을 듣고 싶고, 그에 대한 답은?
Q. 오천만 원 사건의 원흉인 그 새끼에게 한 마디 하자면?
A. 덕분에 인생은 많이 변했고 즐거워졌지만 다신 보지 말자. 눈에 띄면 뒤진다.
20. 요즘 당신이 몰입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요? 그것이 잘 되면 어떤 결과를 기대하시나요?
5월 말~6월 초 출간을 위한 막바지 작업 중입니다. 책 한 권을 냈다고 인생이 확 달라지진 않겠지만 ‘쓰는 사람’으로서 글에 조금 더 충실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21. (마지막) 당신의 이야길 읽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팔로우(인스타), 구독(브런치), 좋아요 부탁드릴게요. ><
[인스타]는 맨 위에 있고,
[브런치] https://brunch.co.kr/@meaningmaker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MVI-WRQYPQFToxaq4Nn04A
이상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준 서연주 님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