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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년 소원을 들어보니, 빅데이터가 되더라.

100개의 질문 100번의 생각 no27

27일 차, 10월3일(토)입니다. 

오늘은 당신이 보름달이 되어.

지구와 지구인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요즘 지구와 지구인들이 좀 힘들거든요) 

당신에게 숱한 소원들이 쏘아졌을 테니.

그걸 받은 당신. 어떠셨나요? 

한 말씀만 하소서.

(내 영혼이 곧 나으리다.) 

ㅡㅡ


구름에 가려, 너넬 잘 보지 못했네. 미안해.

요 며칠 내 귀가 요란했어.

온 세상에서 쏘아 올린 소원들이 내 귀에 쏙쏙 박혔거든.

그걸 하나하나 질서 있게 입장을 시켜야,

내가 하나하나 들어줄 수 있어.

들어준다는 건 어떤 소원인지 얘길 들어준다는 거야.

내가 그 소원을 해결하진 못해.

그런데 사람들은 나를 과대평가해서, 마치 빌면 이뤄지는 요술램프처럼 생각해.

내가 지니도 아닌데 말이야.

니네가 알라딘도 아닌데 말이야.


하지만 소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나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린 것만으로도, 그 소원은 이미 이뤄질 수 있는 희망이 다분해.

왜냐면 소원은 간절할 만큼 이뤄지거든. 거기에 화룡점정이 기도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그걸 위해 뭐라도 하면. 바라는 게 훨씬 가깝게 다가와.

추석 때 내가 좀 더 가까이 보이는 것처럼 말이야.


수만 년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다 보니,

요즘 니네가 얘기하는 빅데이터가 되더라. 조금 살펴보니 소원이 이뤄지는 방식을 알게 됐어.


잘 들어봐. 인간이 처음으로 나에게 질문을 준 터라, 나도 답을 해야 하니 이런 걸 얘기해 주는 거야.

첫째. 소원은 이번만 빌기 보다, 매번 빌어봐 봐. 매일 말이야.

둘째. 이루기 위한 바람도 중요하지만, 이뤄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해.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결국엔 소원을 이루더라고.

셋째. 앞서 얘기한 대로, 손만 붙이고 기도만 하지 마. 발을 움직여. 그러니까 소원을 위해 움직여봐 봐. 백 걸음 앞에 있는 까마득한 결과가 한 발짝 한 발짝 가까이 오는 걸 느낄 거야. 


자. 올해. 코로나 때문에 고생이 많지?

그동안 너네가 너무 심했던 건 알아? 많이 먹고, 많이 만들고, 많이 죽이고. 

지금은 재채기 수준이야. 감기에 걸리면 더 큰일이 나. 그러니 너네 인간의 얘기 말고도, 함께 살아가는 것들의 이야길 들어봐. 오늘 내 얘기에 경청하듯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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