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렁술렁 넘겨보는 책이 있다. 자기계발서적들이 대개 그렇다. 꼼꼼하게 읽지 않아도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제목으로도 메시지를 파악할 수 있다. 물론 듬성듬성 보는 것과는 다르다. 읽다가 눈을 긁는 부분은 주변에 불을 켠다. 보다 넓게 읽으면서 내용을 파악한다.
꼼꼼하게 읽는 책이 있다. 단어와 문장 하나에도 힘이 실려 있는 책들이 그렇다. 감정의 결을 알아 차리기 위해 작가만큼은 아니어도 나도 열심히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작가의 의도를 음미할 수 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자기계발서인데, 읽다보니 술렁술렁 할 수가 없었다. 밑줄을 그으면서 읽는 편인데, 한 페이지에 긋는 밑줄이 한여름 소낙비처럼 빼곡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내가 요즘 애타고 목마르게 찾고 있었던 이야기라 더욱 관심이 갔다.
지인과 주변분들의 퍼스널 브랜딩을 돕고자, 스터디에 참여 중이다. 매주 1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이 스터디를 주도하는 '조연심 대표님'의 강의를 듣는 방식이다. 총 10주의 과정이다. 이번 책은 그 과정 중 2번째다. 앞서 소개한 술렁술렁 읽을 수 없었던 책은 바로 '과정의 발견'이란 책이다.
퍼스널 브랜딩을 하기 위해, 도대체 무엇을 해야해?란 질문에 답하는 책이다. 책이 나온지 시간이 흘렀지만, 이건 이상하게 최신판처럼 느껴졌다. 고민의 깊이 깊어, 콘텐츠의 유효기간이 계속 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더해 퍼스널 브랜딩 이슈가 최근 더더욱 회자가 되면서 이제서야 시작되는 분위기다. 그러니 고민의 흔적은 여전히 녹슬지 않고 신선하다.
아래는 책에 있는 몇 대목이다.
1.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법은 바로 이 세가지 질문에 나만의 정답을 찾아 나만의 과정을 견디는 것(p. 12)
1)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2) 어떻게 잘할 수 있었는가?
3) 어떻게 과정을 견뎌왔는가?
2.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해왔던 습관의 패턴을 살펴보면, 나의 습관을 분석해 어떻게 나의 성공습관을 완성할지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시스템의 힘이다. 한마디로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 당신만의 과정을 설계할 수 있다. 결과에 지배당하지 않고 과정을 지배하는 법, 탁월한 성과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과정 혁명 시스템이다.(p. 12)
3. 21세기 지식창조사회는 지금까지 (암기만 했던 우리에게) 창의적인 생각을 주문한다. 기발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고,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가졌는지를 증명하라고 요구한다. 요즘 왜 인문학이 화두일까 싶지만 진짜 생각하는 인간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에 대해 묻고 그 정답을 찾아가자. 그 답을 다른 사람을 통해 듣게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해야 하고, '바라는 일'이 아니라 '바람직한 일'을 할 수밖에 없다. (p. 28, 29)
4.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기술'로 전환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 하나하나의 혹독한 훈련과정의 무게를 견딜 의사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p. 30)
5. 당신의 이름을 브랜드라 생각하고 당신의 일을 프로젝트로 바꿔라. 일을 일로써 하지 말고 놀라운 프로젝트로 바꿔서 일하면 휴먼 브랜드가 된다. 일을 나를 나 되게 만드는 일종의 삶의 프로젝트로 바꾸라는 것이다.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답게 만드는 프로젝트로 일하라. 톰 피터스 (p. 31)
6.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일. 초연결사회에서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는 모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다. 초연결사회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만물인터넷'. 카카오가 대표적인 사례다. 초연결사회에서는 우리의 존재를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초연결사회에서는 폭넓은 대중을 대상으로 더 많은 상황을 감안한 업무 수행이 가능한 시대다. 이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탐색, 집단활동 촉진, 전문 지식 탐색, 소셜 분석, 공동편집(김정운 '에디톨리지' - 세상 모든 것은 편집으로 재탄생한다), 위치추적 등이 필요한데 이는 모두 검색을 통해 이뤄진다. 온라인상에서 내가 누구인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성과를 이뤄냈는지를 증명할 수 있어야 협업할 기회가 주어진다. (p. 32)
7. 초연결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지식이 아니고 실전 경험이고,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태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신뢰지수다. (p. 33)
8. 토머스 프리드먼 - 내가 대학을 졸업했을 때는 일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너희는 일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 / 일자리를 검색해서 찾던 시대에서 직접 창조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p. 36)
9. 전략이란 as is 에서 to be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 최적의 경로를 찾는 것이다.(p. 94)
1) 어디로 갈 것인가
2)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
3) 1과2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방법론은 무엇인가
10. 이제부터 진짜 해야 할 일은 그 분야에서 내가 진짜 실력을 갖추었으며, 당신에게 중요한 내용을 전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으며, 당신의 삶에 가치를 더할 사람이라는 것을 실전에서 증명해내는 것이다. (p. 101)
11. 모든 프로젝트는 데드라인이 존재한다. 각각의 일정은 온라인 포스터를 통해 공식적인 프로젝트로 승격시킨다. 일정에 맞게 실행하고 그 과정을 모두 기록하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작은 일도 공식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바뀐다. (p. 164)
세미나는 줌으로 진행된다. 짧은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공식적인 두번째 모임을 진행했다. 다들 어찌나 생생하고 쌩쌩한지, 줌을 하다보면 텐션이 떨어져 줌아웃되는 느낌인데 이곳은 줌인이 된다. 조연심 대표님의 특강과 참여자들의 발랄한 웃음과 이야기가 그 밤을 줄기차게 흔든다.
이번 책은 조연심 대표님이 저자라, 특강은 더더욱 값졌다.(세상에나 이런 귀한 이야길 이렇게 그냥 듣다니. 고맙습니다!) 책을 읽고 함께 하는 분들과 소통하고, 더해 대표님의 이야기까지 더해지니. 이 책의 깊이를 더 실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