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 문장 채집 no.35
2021년. 카카오프로젝트 100. [문장채집] 100일 간 진행합니다.
1) 새로운 책이 아닌, 읽은 책 중에서 한 권을 뽑습니다.
2) 밑줄이나 모서리를 접은 부분을 중심을 읽고, 그 대목을 채집합니다.
3) 1일 / 읽은 책 1권 / 1개의 문장이 목표입니다(만 하다보면 조금은 바뀔 수 있겠죠).
일하는 마음 / 제현주
1. 무슨 일을 하느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어떤 조건, 어떤 상태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일하느냐'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직장이라는 울타리를 떠나서도, 내가 그때그때 알맞은 조건과 알맞은 동료와 알맞은 일거리를 찾아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직장 안에 있는 동안, 당장의 쓸모가 없어 보이는 이런저런 모색들을 해본 덕이었습니다.(p. 7)
2. 저는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건 더 큰 성공을 바라는 마음과는 좀 다른데, 두려운 상황이 점점 줄어들고, 어떤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편안하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아직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지 못하는 일에 몸을 던지길 좋아하고, 그 일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되어 또 한 뼘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는 모든 일하는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기 일을 규정하고, 각자의 리듬에 따라 일하며 살면서도, 적장하게 먹고살 수 있는 사회를 꿈꿉니다.(p. 11)
3. 내 '일하는 마음'의 용량도 자라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런 변화는 어디서 온 걸까요. 비로소 이유를 온전히 납득할수 있는 일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누구와 왜 그 일을 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p. 12)
4. "대체로 내 삶을 이해하고 버텨내기 위해 쓰인 글들이어서 내 글의 시야는 넓지 않고, 살아낸 깊이만큼만 쓸 수 있는 것이 글이므로 나의 책이란 결국 나의 한계를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나의 책에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는 가끔 무언가를 용서받는다는 느낌마저 든다.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중에서) 마지막 문장을 저는 이렇게 고쳐 봅니다. 나의 책에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각자의 한계를 통해 연결될 수 있다고 믿게 된다.(p. 13)
5. 세 번째 직장에서 '이직해야겠다'가 아니라 '직장생활을 그만두어야겠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을 때, 나를 가장 두렵게 했던 것은 그만두고는 싶지만 달리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점이었다. 그때부터 직장인 신분을 유지한 채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수업을 들어보기도 했고, 철학 공부도 했고, 미친 듯이 운동을 해보기도 했고, 심리학 대학원 입시시험 준비를 한 적도 있었다.. 직장은 마라톤 풀코스쯤 되는 하나의 트랙이다. 그 트랙에서 벗어나 단번에 그만한 길이에 맞먹을 나만의 트랙을 찾아내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망설이며 잡다한 탐색을 해오던 시간을 두어 해 보내고 이제 준비가 되었다고 믿게 된 것은 1킬로미터 트랙 정도는 구성할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1킬로미터씩 뛰다 보면 뭐라도 생기겠지 하는 막연한 믿음이 생겼다.. 이후로 한참 동안 1킬로미터의, 트랙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나만의 코스를 뛰어온 것이 내 일상의 토대를 이루는 자신감이 되어주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뛸 수 있는 1킬로미터에 집중하는 거였다. 그러다 보니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조금씩 늘어난 것처럼, 삶의 트랙에서도 어느 날인가 나도 모르게 2.5킬러미터를 뛸 수 있게 되었다. (p. 21~23)
6. 묵묵히 시간을 들이는 것. 시간을 들인 효과는 누구보다 먼저 자신이 알게 된다.(p. 27)
7. 좋은 것과 나쁜 것은 언제나 함께 온다. 그중 무엇을 중심으로 내 과거를 이야기로 엮을지는 내 선택이다. 내 이야기에 대한 편집권은 오롯이 나에게 있다. 여기에는 자신을 위한 배려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윤리적 책임이 필요하다. (p. 36)
8. 대개 배움의 열쇠는 애쓰는 것이 아니라, 멈추어 명료하게 생각하는 데 있다. 즉, 당신이 늘 하던 방식대로 행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 배움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시어도어 다이먼 '배우는 법을 배우기' 중에서)(p 39)
9. 어떻게 성잘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은 어쩌면 '애쓰기'로 인도하는, 잘못 끼운 첫 단추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와는 분명히 다른 질문이다. 핵심은 '나'의 '성장'이 아니라 내 눈앞의 과업(무엇)과 그것을 해내는 방법(어떻게)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 발 한 발 제대로 올바르게 내디딜 수 있어야만 부상 없이 잘 달리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나의 지성이 집중해야 할 지점은 한 발을 잘 내딛는 것이다. 성장은 한 발들을 경유하지 않고 가닿을 수 없는 결과물이다.. 잘 수행된 과정은 세상이 성공이라고 정의하는 결과를 담보하지는 못해도 성장만은 가져다준다. 수행의 과정에서 지적으로 집중하여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의식하는데 노력을 기울인 사람은, 자신이 무엇에서 나아졌는지 발견하게 된다. 그걸 발견한 사람은 거기에 '성장'이라는 이름을 붙인다.(p. 41)
10.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나는 잘하고 있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의 자리에 '다음엔 이렇게 해보자'는 목록이 들어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