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3월8일, 문장채집 no.60
롱블랙 3월8일, 문장채집 no.60
브로드컬리 : 안 되면 카페나 하겠다는 사회에, 자영업자의 진짜 삶을 알리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224
1. 가게의 이야기를 다루자. 직장인이 퇴사하고 작은 가게를 여는 걸 응원하는 콘텐츠가 늘었어요. 저는 가게란 쉽게 여는 만큼 닫기도 쉬울 수 있다는 걸 전해주고 싶었어요.
2.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분야를 다루자. 신선해할 만한 주제를 가져오지 않아요.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주제를 골라요. 잘 알려진 주제를 알려지지 않은 각도로 다루는 게 좋은 기획.
3. 개업한 지 3년 이하의 가게를 다루자. 보통 상가 부동산 계약을 2년씩 합니다. 3년차 가게는 두번째 재계약을 할지 말지 기로에 서게 되죠. 첫번째 재계약 때는 아직 모아둔 돈과 열정이 있어요. 두번째 계약은 '앞으로도 잘해나갈 수 있을까' 두려움이 느껴지는 시기입니다.
4. 자영업자 섭외와 인터뷰 진행, 원고 작성을 모두 직접 합니다. 가장 공을 들이는 건 섭외. 주제에 따라 무작정 찾아갑니다. 관찰해요. 진심이 느껴지면 섭외를 시작합니다. 쉽지는 않아요. 업종에 따라 성공 확률이 달라요. [제주의 3년 이후 이주민의 가게들]을 취재할 땐 100곳을 들러 7곳 성공했어요. 한 번 인터뷰하면 대여섯시간. 전 정식으로 글쓰기를 배우지 않았어요. 이렇게 오래 인터뷰를 하는 매체가 거의 없다는 걸 몰랐어요.
5. 3년 이하 시리즈는 흥미로웠어요. 그런데 책이 팔리지 않는 거예요. 뭔가 바껴야 했어요. 저는 문제를 알았어요. 2016년부터 북페어를 꾸준히 나가는데 사람들이 우리 부스는 본 체도 안하고 지나갔어요. 아,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려면 일단 표지에서 말하려는 게 분명해야 하는구나. 그리고 이뻐야 하는구나. 우리 책은 누가 봐도 보고서 같았어요. 이건 조편집장의 의도이기도 했구요.
6. 그가 마음을 바꾼 게 2017년. 디자인을 알아서 해 보라고 했어요. 모든 걸 고쳤어요. 제목을 한글로 선명하게. 판형은 작은 편으로. 색상은 강렬한 원색을 강조. 자극적인 인용문은 큰 글씨로 채웠어요. 내지에선 쉽게 눈에 걸리는 문장이 생기게 만들었어요. 사람들이 책을 들추면 차근차근 읽지 않잖아요. 휘리릭 넘기는데. 그때 발견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 후 반응이 왔습니다.
7. 기쁨을 지키다보면 포기하는 것도 생긴다.
브로드컬리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broadcally_m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