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3월 23일, 문장채집 no.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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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틀리 : 귀리음료 브랜드, 도발과 유머로 시장의 주목을 받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237
1. 대체 우유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오틀리. BCG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9위. 2021년 매출은 4억2410달러(약 5153억) 시가 총액은 125억 달러(약 14조3000억). 귀리음료라는 마이너한 기호식품이 이렇게 큰 성공을? 어떤 노력을 했길래?
2. 1994년 오틀리를 마든 건 스웨덴 식품 과학자 리카드 외스테. 유당불내증을 앓는 사람을 위해 귀리음료를 만들었어요. 귀리는 영양학적 효능이 풍부.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 사람들은 체중 감량 목적으로 귀리를 찾기도 하죠. 리카드는 사업성을 발견하고 사업을 확장했어요. 문제는 리카드가 제품을 그냥 팔기만 했습니다. 그러니 성장이 시들할 수 밖에요.
3. 오틀리는 2012년 큰 전환점. 전문 경영인 토니피터슨을 사장으로 영입. 그는 귀리음료의 잠재력을 봤고, 오틀리의 CEO가 되고 싶다고 회사에 요청했어요. 토니는 마케팅부터 뜯어 고칩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었던 친구를 영입합니다.
4. 그는 마케팅부서를 해체하고 모든 부서를 하나로 통합한 '사내 크리에티티브팀'을 만들어요.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부서를 모았죠. 불필요한 부서 회의를 줄이고, 회사의 미션과 브랜드 이해도를 알리는 데 주력했죠.
5. 오틀리는 전선을 분명히 긋습니다. 우유를 패기로 마음 먹죠. 귀리음료는 우유보다 낫다는 걸 강조합니다. "우리는 더 큰 비전을 가져야 했어요. 유당불내증 환자를 위한 대체품을 넘어서요. 미션을 새롭게 포지셔닝 했습니다. 환경 친화적 사회에 기여하거나 최소한 그 방향으로 나가는 브랜드로 보이도록요."
6. 도발적인 광고를 내걸었습니다. 2014년 스웨덴 tv광고. 토니 사장이 귀리밭에 앉아 피아노를 연주하고 노래 부릅니다. "평범한 우유같지만, 인간을 위한단다. 젖소에서 나오는 게 아냐~" 오틀리는 곧장 스웨덴 낙농협회로부터 고소 당합니다. 우유를 폄하했다는 것. 소비자 기만이라는 것. 오틀리는 이걸 역이용. 소송장 전문을 오틀리 홈페이지에 올립니다. 결과적으로 소송은 이득. 사람들이 '귀리로 만든 대체 우유도 있었어?'라고 반응. 소송은 패소로 끝. 오틀리는 2021년 보란듯이 미국 슈퍼볼 시간에 60억원의 광고 송출.
7. 미국에 진출하며, 오틀리는 바리스타 커뮤니티를 집중 공략. 처음엔 반응이 없었어요. 맛이 없는 건 당연하고 귀리의 자연 당분이 커피맛을 흐릴 염려도 있었어요. 오틀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커피 베테랑을 협상가로 섭외해 커피샵에 꾸준히 파견. "식물성 우유를 찾는 손님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을 대접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설득. 어느 한 곳의 스페셜티 카페에서 반응이 터졌어요. 소식을 들은 바리스타들이 계약을 맺었지요. 현재 오틀리 전체 매출의 25%가 미국에서 나옵니다. 2만여곳이 넘는 카페 소매점에 귀리음료를 납품.
8. 오틀리는 제품 패키지가 광고판. 하고 싶은 말 다하겠다!는 전략을 세웁니다. 가령 앞면엔 '이봐 식품 회사들,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여줘'라고 말하죠. 사업 초기 오틀리의 제품 패키지는 평범. 우유와 다를 바 없는 디자인. 진열대에 놓은 어떤 것과도 구별하기 어려웠어요. 마치 '저는 대기업 우유와 친해지고 싶은, 보잘 것 없는 귀리음료입니다'하고 홍보하는 느낌이었다고.
오틀리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oat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