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4월 25일, 문장채집 no.99
롱블랙 4월 25일, 문장채집 no.99
에코마케팅 : 광고회사에서 비즈니스 부스터로, 퍼포먼스 비결을 장부로 읽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272
1. 에코마케팅은 변신의 귀재. 2003년 핀테크 회사로 출발해 광고 대행사로 미디어커머스로 그리고 비즈니스 부스팅 회사로 확장을 거듭. 이들 사업 모델의 핵심엔 같은 경쟁력. 바로 디지털 마케팅 역량. 매출도 고속 성장. 2017년 240억. 2021년 2296억. 4년 만에 거의 열배 성장.
2. 에코마케팅을 상징하는 하나의 키워드, 퍼포먼스 마케팅. 광고 역량이 소문나면서 2010년 쯤엔 산업 전반으로 광고 대행의 범위를 넓혀. 카테고리 킬링 전략을 쓴거야. 각 분야 1위를 할만한 회사를 잡고, 마케팅으로 실적을 확 키워놓는 거지. 그러면 그 업계 2,3위 업체들도 차례차례 광고를 의뢰하게 돼.
3. "퍼포먼스 마케팅은 마케팅만 하는 게 아닙니다. 저희 회사가 하는 클라이언트 업무에서 광고 업무 비중은 20~30% 밖에 안 돼요. 저희는 사업 프로세스를 다 바꿉니다. 상품 기획부터 웹사이트 UX와 구매 프로세스를 재설계합니다. 이 설계를 다 끝내야 광고를 집행해요." "계약을 그렇게 하니까 우리가 더 절박하잖아요. 성과가 안 나면 돈을 못 받으니까요. 그래서 상품에 문제가 있으면 상품을, 웹페이지 UX에 문제가 있으면 UX를 재설계한 거죠. 그런 협력이 안 되면, 저희가 일을 받지 않습니다."
4. "우리는 작년에 썼던 방법을 올해 또 쓰지 않아요. 경력직을 안 뽑는 건 기존에 자신이 배운 일을 답습하려고 해서입니다. 마케팅은 사람이 하는 거. 절박한 마음으로 몰입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저희 퍼포먼스 비결은 인사 관리 입니다."
5. "일부러 특별하지 않은 제품을 골랐어요. 제품이 기발하면 이게 아이템 덕에 잘 된 건지, 마케팅으로 잘 된 건지 검증하기 어렵잖아요. 평범한 제품을 마케팅으로 성공시키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렇게 내 놓은 '클럭'은 그야말로 대박. 출시 1년 만에 300만대, 2022년 3월 누적 1000만대. 이로 인해 에코마케팅도 규모가 커져. 2016냔 166억 매출이 2019년 1113억원.
6. 에코마케팅이 미디어 커머스에 뛰어든 2017년은 미디어 커머스가 꽃피던 시기. 마약베개, 퓨어썸 샤워기로 유명한 블랭크코퍼레이션 등이 이 시기에 사업을 시작. 이들 기업의 공통점. 모바일에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콘텐츠를 만들 줄 안다, 사람들의 반응을 데이터로 읽으며 실질적인 매출을 끌어낼 줄 안다. 이런 능력 있으면 마케팅을 해줄 게 아니라 직접 제품을 파는 게 맞지!
7. 그런데 그 잘나가던 미디어 커머스 회사들이 쭉~ 잘나간 건 아니야. 블랭크의 경우 2020년 1624억이 2021년 1210으로 꺾여. 2020년 16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은 2021년 116억 손실. 블랭크의 부진은 핵심 인력 이탈이란 이야기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을 브랜드 육성 실패로 보는 사람도 있어. 미디어 커머스는 사실 제품 수명이 짧아. 제품 경쟁력이 낮다보니 금방 카피 제품이 나와. 더해 광고가 고객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니 식상해지기도 하고.
8. 에코는 2019년 미디어 커머스 다음 모델로 비즈니스 부스팅을 들고 나왔어. 유력한 브랜드를 가진 비즈니스를 키우겠다는 거지. 첫 실험작은 글루가. 에코마케팅은 2019년 9월, 이 회사에 40억원 투자해 지분 20% 확보. 2019년 4분기 매출 29억에 영업손실 10억이던 글루가는 2021년 매출 859억으로 성장. 이런 방식으로 반려동물용품 브랜드 미펫, 원더프라로 유명한 그리티를 키우고 있어.
9. 에코는 2021년 5월, 안다르 지분 55%를 사들여. 에코는 룰루레몬, 나이키코리아 같은 스포츠 브랜드 광고를 대행. 자연히 애슬레저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지 지켜보게 된 거야. 카테고리 킬링을 목표로 삼은 것처럼, 이 분야 1위 브랜드를 키워보겠다고 맘 먹은 거지. 그런데 쉽지 않았어. 지분을 사서 회사를 들여다보니 재무부터 조직 구조까지 엉망진창. 거기에 폭로 사건까지. 김철웅 대표에 따르면, 안다르는 암수술을 했다는 거야.
10. 가능성 있는 회사를 투자, 또는 인수해 마케팅 역량으로 키우는 모델. 이 모델을 '스라시오 모델'이라고도 불러. 2018년 설립된 미국의 유니콘.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유망 브랜드를 발굴해 인수 또는 투자. 기획/제조 역량이 보이는 브랜드를 확 키우는 거야. 최근엔 블랭크도 대놓고 '스라시오 모델로 가겠다'고 선언. 마케팅 잘하는 회사들이 남의 마케팅 해주다, 자기 제품을 팔다, 이제는 다른 회사를 사들여 키우는 시대로 바뀌고 있는 셈.
안다르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andar_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