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양양 서피비치, 대박의 과정
롱블랙 5월 9일, 문장채집 no. 107
롱블랙 5월 9일, 문장채집 no. 107
서피비치 : 서퍼의 성지 양양 하조대, 다시 선셋 파티가 시작됐다
원본 https://www.longblack.co/note/285
1. 보드를 가르치면서 깨달은 게 있어요. 레저 산업이 잘 되려면 초심자를 끌어들여야 해요. 잘 타는 사람들이 스키장을 채우면, 초심자들은 불편한 마음을 느껴요. 누가 손 내밀지 않으면 멀리서 보다가 돌아가요. 정말 돈을 쓰는 건, 장비도 처음 사고 강습비도 내는 초심자
2. 해운대에서 배운 건 바다가 20대의 놀이터가 되려면 주/야간 콘텐츠가 모두 있어야 한다. 동해가 뜨지 못한 건 야간 콘텐츠, 즉 술집과 쇼핑몰이 없었기 때문. 낮엔 바다에서 놀고, 저녁엔 클럽에서 놀 수 있어야 젊은이들이 찾아옵니다. 두 번째로 배운 건, 절대 핵심 타깃을 놓치면 안 된다는 걸 배웠습니다. 세 번째는 공유수면 허가 제도. 좋은 기획을 제출해 지자체의 허락을 받으면 해변이나 하천변에서 사업을 벌일 수 있는 제도. 한강 옆 편의점 같은 것이 대표적인 사업. 그걸 알고 나서 강원도 바다가 떠올랐어요.
3. 양양 하조대를 고른 두 가지 이유. 바다의 용도가 지정돼 있지 않았어요. 당시 하조대는 군사 해변. 사람들이 관심주지 않는 이름 없는 해변. 둘째, 이벤트를 벌이려면 민가와 최소 500m 이상 떨어져야 했어요. 하조대가 그런 외딴 해변이었죠.
4. 서핑이란 콘텐츠는 2014년, 기획안을 좀 더 정교하게 짜면서. 해외 사진을 검색하며 한국에서도 곧 확산할 거라 확신. 기획안 이름을 양양보라카이 에서 서피비치로 바꿨어요. 2015년 7월. 시작은 미약. 컨테이너 두 곳에서 서핑 장비를 빌려주고 강습 진행.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호재. 2016년 6월 양양고속도로가 뚫렸어요. 거짓말처럼 손님이 늘기 시작. 2년차 연매출 10억을 넘길 정도. 커피와 맥주가 계속 팔렸어요.
5. 리조트가 손님에게 돈을 벌려하면 오래 못갑니다. 손님들이 입고 먹고 마시는게 매출. 자연 밥값 술값이 비싸져요. 한두 번은 와도 자주 오지 않죠. 서피비치는 코로나 맥주 한 병, 진토닉 한 잔이 모두 7000원. 서울 시내보다 저렴. 이런 가격이 가능한 건 광고를 활용. 코로나와 헨드릭스 로고를 노출. 저렴하게 상품을 공급받아요. 더 큰 수익은 파티에서 나옵니다.
6. 2017년 8월 이틀 동안 코로나 선셋 페스티벌이 서피비치에서 열렸어요. 스페인의 이비자, 일본 오키나와와 같이 세계적 관광지에서 열리던 축제가 양양에서! 얼리버드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 이틀동안 3만명이 다녀갔어요. 그 이후 먼저 광고 영업을 할 필요가 없었어요. 2019년엔 코카콜라가 해변 전체를 빌린 '코크 썸머 트립' 축제를. 올해는 21개 회사와 광고 계약 체결.
7. 서피비치가 지금의 모습을 갖춘 건 불과 3년 전 2019년. 첫 4년 동안 세차례나 시설 철거. 2019년 6월 드디어 공유수면 허가. 마을 주민들이 동의서를 작성해준게 큰 힘. 양양 현북면 중광정리에는 109명의 주민. 이 분들 사이에서 저는 '이장님 양아들'. 1년에 두번씩 어르신들을 모시고 여행. 지역에서 사업을 하려면 지역을 지켜오신 분들께 보답을 하는 게 당연. 수익의 일부를 이 분들께 돌려드리고, 이 분들이 지키신 자연을 훼손하지 않겠다고 약속
8. 유시민 작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얻은 문장 "나는 더 즐겁게 일하고, 더 열심히 놀고, 더 많이 더 깊게 사랑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과 손잡고 더 아름다운 것을 더 많이 만들고 싶다"
사업 실패 이후 한 가지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성공. 일에만 매달렸죠. 그런데 일만으로는 행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은 놀고, 사랑하고, 동료와 연대도 해야 하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직원을 보는 시선도 바꼈어요.
9. 직원을 위해 꼭 챙기는 것들. 첫 번째는 3개월 유급휴가. 이 시기에 직원들은 해외에서 살며 서핑과 영어를 배우기도 하죠. 두 번째는 절대 회식을 하지 않는 것. 사적인 시간을 확보해 주지 않으면 개인 삶이 엉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
양양 서피비치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surfyy_bea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