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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

어쩌다 글 써요-글 쓰는 한량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김지수 작가의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중 윤여정 배우의 말이다


"감사하게도 나는 나를 객관적으로 봤어요.

그러니 노력했지,

알고 보면 사람들도

내가 안 예쁘니까

멋지다고 하는 거잖아."


가끔 너무 솔직한 사람을 만나면 당황하게 된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잘 들여보고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메타인지 이론이라는 학습이론이 있다. 심리학이나 교육학에서 많이 쓰이는 이론이다. 근래에는 학습법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아마도 공부법을 이야기하는 다양한 학자나 교사들에 의해 많이 회자되어 들어봤을 것이다. 이 이론의 핵심은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구분하여 모르는 것에 좀 더 집중해서 학습함으로써 학습결손을 점차 줄이는 것이 핵심이고, 그래야 완전학습이 이루어진다는 이론을 담고 있다. 단, 여기서 한 가지 빠진 말이 있다고 생각한다.


윤여정 배우의 말에서처럼 이 말에는 반드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객관적이라는 말이 없으면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자신을 확대 해석할 수도 있고, 반대로 심하게 축소 해석해서 자신을 비하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 예로 글쓰기 수업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칭찬이 ‘담뿍’ 담긴 나의 코칭과 피드백에 언제나 한결 같이 아니다. 자신은 못 쓴다. 너무 좋게 봐주시는 것 아니냐, 라는 말로 나의 정성과 애정이 가득 들어간 칭찬의 말을 한순간에 '실없는 소리'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의도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진심으로 안다. 하지만 처음 글쓰기 강의를 했을 때는 그런 그들의 태도에 짐짓 서운하기도 했다. 나는 애써 그들의 글을 모두 읽고 정말 잘 쓴 부분에 대해서는 격하게 칭찬을 했으며 내가 칭찬한 글들은 칭찬받기 마땅한 글들이기 때문이었다. 마치 '홍시맛이 나서 홍시맛이 난다'라고 했을 뿐인데 말이다.


누군가를 비난하기는 쉽지만 누군가를 칭찬하기란 사실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비난에는 태도와 감정의 영역이 들어가기 마련이지만 (사실 그러면 안되지만) 칭찬에는 칭찬하는 이의 '태도와 감정'보다는 그 사안이나 주제에 대해 얼마나 명확하고 객관적인 지표를 잣대로 칭찬하느냐에 따라 한낱 실없는 소리로 갈 것이냐, 혹은 진정한 전문가의 피드백이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발판이 되느냐의 기로에 서기 때문이다.

게다가 뒤통수를 치는 배신이 서스펜스급으로 전개되는 작금의 현실을 돌아볼 때 섣불리 누군가가 칭찬의 말을 던진다면 그 속내와 진위여부에서 의문점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로도 여겨진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나이고하를 막론하고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이 이런 부분들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을 하기도 하고, 각종 심리검사를 통해 나의 성향을 파악하려고 애를 쓴다.


근거와 데이터를 가지고 진심 '객관적으로' 그들의 글을 정성스럽게 읽고, 꾸준한 글쓰기의 태도와 공력까지 더해서 해주는 정말 '뼈와 살이 타는' 코칭과 피드백을 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무척 아니 좀 더 솔직히 '하늘이 무너지는' 좌절을 맛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잘 안다. 그들 역시 그런 칭찬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가 제대로 된 칭찬 (근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문장 하나하나까지 언급하며)을 언제 '제대로' 받아 본 적이 있는 민족이란 말이냐


반대의 경우도 많다. 자신이 가진 것에 비해 자신 스스로를 너무나 확대 해석하고 별 것 아닌 것을 굉장히 별 것인 양 포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메타인지를 이용한 나바라 보기를 할 때는 반드시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려운 말이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이다.


인간은 늘 자기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잘 보면 결코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하다.

자신을 냉정하게, 객관적인 잣대에서 돌아보고 살필 줄 알아야 자신의 현 위치를 파악하는 눈이 생기고 이를 통해 나의 갈 방향을 알게 된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살피고, 바라보기, 어쩌면 지금 당장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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