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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어쩌다 글쓰기-글 쓰는 한량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키우시겠어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다시 아이를 낳는다면 난 잠시 머뭇거린다. 솔직히 육아를 하는 동안 (지금도 하는 중이지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솔직히 아주 솔직히, 다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은 거의 없다. 아이에게 외동의 서러움을 안겨준 것이 못내 미안하지만 그 역시 그 아이의 몫이라고 하고 싶다. 본인도 동생을 강력하게 원하지 않았으니

크게 할 말은 없을 거다. 


대한민국에서 애 키우기가 어찌 그리 쉬운가, 셋, 넷씩 잘 낳고 잘 키우는 분들을 보면 세상 존경하는 인물인 이순신 장군보다 더 위대해 보인다. 진짜 존경한다. 나라에서 각종 다둥이 혜택 주는 것, 당연하고 더 주어야 한다고 본다.
 
원질문으로 돌아가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아이를 하나 더 낳지 못한 것을 후회할 때가 꽤 여러 번 있다. 주변에 아이가 많은 집을 보면 첫째에게 보이지 않던 재능이나 능력이 둘째에게 보이고, 첫째, 둘째에게도 없던 능력이 셋째에게 발현되는 경우를 종종 보기 때문이다. 나 역시 5형제의 셋째인데 우리 형제 중 그 누구도 비슷한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아이를 다시 낳아서 키운다면 나는 무조건 초등학교 때는 도서관에서 살게 하고 싶다. 내가 아이를 키울 때 만해도 이렇게 도서관이 한동네에 몇 개씩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은 눈만 돌리면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그야말로 ‘즐비하다’ 우리 동네 만해도 도보 15분 거리에 약 예 닐곱개의 도서관이 있다. 그중 꽤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도 있다. 종종 필요한 책을 고르기 위해 그곳에 가면 주말을 제외하고는 정말 사람이 거의 없다. 주말 시간대에도 아이들보다는 책을 빌리러 오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이 주말 오전 학원이나 늦잠을 잘 시간에 아이들의 책을 연신 빌리고 반납하는 부모들로 도서관 어린이실의 주말 오전은 북새통을 이룬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학원이나 사교육 없이 도서관에서 노는 날로 지정할 것이다. 그래서 맘껏 도서관의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책도 보고, 쉬기도 하고, 각종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게 할 것이다. 도서관을 일종의 놀이터로 삼게 해 줄 것이다.


다시 아이를 낳아서 키운다면 예술을 더 좋아하고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글쓰기도 좋고, 그림도 좋고, 영화나 음악도 좋다. 아이가 평생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표현 도구 하나쯤은 제대로 익히게 해주고 싶다. 그게 노래든 악기든 미술이든 글쓰기든 관계없다. 현재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도구로 사용할 줄 아는 그런 아이로 자랐으면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첫째는 학교에 가고, 둘째는 집에서 줌 수업을 하고, 셋째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데려다주고 준비시키느라 몸도 마음도 바쁜 날들이었다. 게다가 이번 주는 각종 학부모 총회로 이 학교로, 저 학교로 새 담임선생님께 눈도장 찍느라 바쁜 한 달이었다.
 
이번 주말에는 내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한 가지는 무엇이 있었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그 어떤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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