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표현은 긍정적인 '나'를 만나게 한다

침묵하지 않고 나를 표현하는 '자기 표현력'

글쓰기에는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영국의 언어교육학자 제임스 브리튼(James Britton)의 분류에 따르면 글쓰기를 ‘문학적(poetic) 글쓰기’, ‘의사소통적(transactional) 글쓰기’, ‘자기표현적(expressive) 글쓰기’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문학적 글쓰기는 소설이나 시 등 문학작품을 쓰는 글쓰기를 말합니다. 공적인 글쓰기이면서 함축적인 의미, 은유적인 표현을 많이 담고 있는 글이지요. 의사소통적 글쓰기는 문학적 글쓰기처럼 공적인 글쓰기이면서 나의 의견을 글로 남기는 행위에 해당하는데, 설명문, 논설문, 과학보고서 등이 이에 해당하는 글입니다.



그렇다면 자기표현적 글쓰기는 무엇일까요? 자기표현적 글쓰기는 편지나 저널, 개인적인 에세이, 자서전, 자기소개글 등 자신의 경험과 생각, 감정을 표현하는 글을 말합니다. 자기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기에 문학적 글쓰기와 의사소통적 글쓰기에 비해 매우 사적이고, 나 자신 즉, 자아(自我)에 가장 가까운 글에 해당합니다. 문학적 글쓰기와 의사소통적인 글쓰기에 비해 자기표현적 글쓰기는 형식적인 면에서도 제한이 없습니다. 자유로운 글쓰기를 표방하여 프리라이팅(freewriting)이라고도 합니다.


의식의 제약 없는 글쓰기를 통해서는 자기감정의 정화, 내면의 상처가 치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불안이나 열등감, 자기혐오, 자기 불신, 후회, 낮은 자존감 등 부정적인 정서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자기표현적 글쓰기가 매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학자에 의해 입증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목소리를 내는 행위를 통해 나의 생각과 감정에 집중하게 되어 ‘자 기 자신’을 깊이 탐색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글의 주체가 되는 글감이 나 자신이기 때문에 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기를 인식하고, 이를 통해 자기 이해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아 성찰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자신의 현재, 과거,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그 속에서 일어났던 감정과 생각이 주된 글감이 되어 그 자체만으로 감정적 격동을 가라앉히게 되고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인 스트레스 해소, 외상 치유를 경험하게 됩니다. 단순한 사건이나 경험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주제에 맞는 자신의 경험을 꺼내서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쓰면서 내 삶을 보다 내밀하게 관찰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주제라면, 여러 인생의 조각 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고 그 경험을 상세하게 기록합니다. 이후 그 사건이 왜 나에게 ‘행복한 순간’으로 인식되었는지 그 이유를 찾는 과정을 통해 글 쓰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고, 이를 통해 자신을 더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는 보다 긍정적인 자아 형성에 이바지하게 됩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자기표현적 글쓰기를 통해 부정적인 자아상을 걷어내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하여 이를 삶에 적용합니다.


글쓰기의 효용과 가치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있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쓰기로 내 삶을 돌아보고 자신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나라는 사람을 잘 알아가는 것입니다. 나에 대한 탐구가 잘 이루어진 사람은 내면에 깊이 있는 자기 이해가 자리하고 있어 큰 감정적인 동요가 없을뿐더러 자기 효능감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긍정적인 자아 형성에 큰 보탬이 됩니다. 자기를 표현하는 글쓰기는 내 삶의 테두리 안에 꼭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윤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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