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지 않고 나를 표현하는 '자기 표현력'
한 글쓰기 수업에서 20대 후반의 청년을 만났습니다. 청년은 열심히 공부하여 대학에 합격한 후 더는 억지로 하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뛸 듯이 기뻤다고 합니다. 입학 후에는 대학 생활을 말 그대로 ‘만끽’했다고 합니다. 공부는 뒷전이었고, 게임과 연애 사업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성적은 F의 향연이었고, 결국 학사경고 후 제적을 당했습니다. 군 제대 후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취업 자리를 찾아보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한 회사에 들어갔고, 회사에 들어가면서 더는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나쁜 습관들을 하나씩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 습관, 흡연, 야식, 청소와 정리하지 않는 습관 등등 한 달에 한 개씩 나쁜 습관과 결별해 나갔다고 합니다. 그렇게 꾸준히 10개월을 보내자 총 10개의 나쁜 습관이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갔다고 합니다. 그에 게 이렇게 꾸준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는 단 1초의 망설임 없이 매일 기록한 덕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는 매일 그날의 근무일지를 써야 했다고 합니다. 교대로 근무하는 일이었기에 다음 근무자를 위해서 일지를 썼는데, 며칠 후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문득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매일 일기를 써내려 가면서 하루를 반성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이내 자기 삶에서 빼야 하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때 ‘근무일지’를 쓰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배움이란 모르는 것에서 아는 것으로 옮겨가는 과정입니다. 플라톤은 이 과정을 ‘동굴’에 비유했습니다. ‘동굴 안의 어두운 세계’와 ‘동굴 밖의 밝은 세계’가 존재하는데, 배움은 ‘동굴 안의 어두운 세계’에서 ‘동굴 밖의 밝은 세계’로 넘어가는 과정입니다. 청년은 매일 일지를 쓰면서 ‘동굴 안의 세계’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고, ‘동굴 밖의 세계’에 대해 생각하고 질문하게 되었을 겁니다.
나는 왜 이렇게 살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달라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표현은 삶에 대한 치열한 질문에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처럼 처음에는 매우 어두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하지만 조금씩 하다 보면 서서히 동굴을 빠져나오게 되는 것처럼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드러납니다. 표현하지 않으면 내 삶의 수많은 질문을 놓치게 됩니다.
근무일지를 쓰면서 자신의 하루를 반성하고, 집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일기를 쓰면서 20대 청년은 매일 질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삶을 돌아보고, 살아가며 지금껏 놓치고 있던 고민은 무엇인지 찾아냈습니다. 당신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이야기를 표현해 보길 권합니다.
그러면 지금 당신의 고민이 무엇이고,
어떤 부분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고민만 하고 걱정한다고 삶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우선 표현해 보세요. 표현하면 그 안에 질문이 있고, 질문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표현은 나를 ‘생각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윤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