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치는 그리움
남편은 다시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회복의 속도는 전만큼 빠르지 않았다.
낮에는 공사장을 돌아다니며 일을 배우고
집에 와서는 새벽까지 컴퓨터를 붙들고 공부를 했다.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보려고
60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 담당자의 비위를 맞추며
일을 받아왔다.
결국 철거 공사부터 일을 하게 되었고
토목 공사까지 하게 되었다.
워낙 성실하고 양심적이었기에
그 업계에서 나름 인정을 조금씩 받게 되면서
그녀와 남편, 둘의 생활은 힘들지 않았다.
"이제는 자식들도 다 제 가정 꾸리고 살고 있으니
앞으로 우리 둘만 걱정 없이, 이렇게만 살게 되면 더할 나위 없겠네.."
자식들이 보내주는 생활비도 있었지만
그동안 자식들에게도
남들이 겪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너무 많이 겪게 했었기에
자식들 도움 없이 둘이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험난했던 세월 속에
남편의 몸이 성할리 없었다.
그녀 또한 괜찮지 않은 곳이 없었다.
병원을 가는 것조차 겁이 나서 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남편의 삶의 의지는 대단했다.
그 추운 겨울에도 한 여름 뙤약볕에도
매일을 새벽부터 현장에 나가 지키고 있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쳤다.
언제부터인가 남편은
조금씩 어머니에 대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녀에게는 아픔이었기에
어머니의 장례식에도 마음 놓고 울 수도 없었다.
그녀는 남편에게 말해 주었다.
“어머니가 눈 감으시기 전에, 애미야 내가 많이 미안했다. 미안허다..하셨어 나한테..“
용서를 구하시면서
서랍 속에 작은 복주머니를 꺼내어
그녀에게 주셨다고 했다.
그 안에는
결혼할 때 그녀가 해 드렸던
금반지와 금팔찌가 들어있었다.
그녀는 그 복주머니를 그대로 남편에게 주었다.
남편은 처음으로 어머니를 부르며 목놓아 울었다.
엄니 나의 엄니
내 나이 칠십이 다되어가건만
아직도 내 어머니 당신이 그립소
누가 뭐래도
그 험한 세월 억척같이 살아낸
당신이 그립소
한 겨울 얼어붙은 그 손으로
당신 아들 입에 한 덩이 고기 넣어주던
내 엄니 보고 싶소
서방의 따뜻한 눈길 한번 받지 못한 굶주림이
그렇게나 서러웠소
그 잘난 아들이 못나 보일까
그렇게 모질게 굴었소
제가 죄인입니다
당신 며느리에게도
내 어머니 당신에게도
그저 뒤에서만 머물렀던
제가 죄인입니다
큰절하고 돌아섰던 제가 죄인입니다
어찌 눈을 감으셨소
당신 아들 보고 싶어 어찌 눈이 감기셨소
호강도 못 받고
설움만 받다 미움만 받다
억울해 어찌 눈을 감으셨소
엄니엄니 목놓아 불러보지도 못허고
당신을 떠나보냈소
제가 곧 갈랍니다
저 만나거든 반겨주소
애비야 수고했다
한마디만 해주소
우리 만나
엄니 좋아하는 꽃구경 실컷 가소
누가 뭐라 안허는 데서
나도 우리 엄니 한번 안아보고 싶소
조금만 기다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