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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잘린송 Jun 21. 2021

기억 조각 모음 7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있기에는 시간이 아까워 일분이라도  책을 보려고 했던 날이었습니다. 신문을 보니, 오늘이 여름의 첫날이라는 것도 알았고요. 동네 근처의 공원엘 나가보니 우리  수호신 강아지 친구들이 정말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점심은 메밀 소바를  먹고, 저녁으로는 김치에 , 그리고 비엔나소시지를 문어모양으로 만들어 볶아 먹었어요. 그런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보다  바쁜 오늘, 살아  쉬고 끼니를 챙겨 먹고, 옷을 입고  밖엘 나가는 순간은 더없이 소중했습니다.  문을 열면 마치 다른 세계로 통하는 길이 보일  같습니다. 계단을 내려가 도로에 다다르면  다른 길목이 보이고 그곳으로 걷다 보면  길이 나옵니다.  길을 따라가면 내가 좋아하는 와인가게도 나오고, 편의점도 나오고,  멀리 가다 보면 지하철역에 다다르죠. 같은 길을 반대로 걷다 보면 집에 도착하게 됩니다. 가다가 막히는 일도 없이, 그냥 귀에  이어폰에서 들리는 음악소리 듣다 보면 내가 가고 싶은 곳엘 가게 되는  하루는 소중하기 그지없습니다.

더 이상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어렵게 살지 않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일까요. 마음에 맷집이 생겼는지, 이제는 그다지 사는 게 힘들지가 않습니다. 사는 게 어렵다고 생각 들어도 그걸 반복하다 보면 고통이 무뎌질 겁니다.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삶이라는 아픔을 이겨내면 언젠가 승자가 될 겁니다. 내가 나를 이기는 싸움에서의 승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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