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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잘린송 Jun 25. 2021

기억 조각 모음 10

저녁식사를 마치니 시원한 밤이 찾아왔습니다. 강아지 친구들을 만나러 집 근처 공원에 갔지요. 오늘은 곰같이 커다란 개도 보았고, 정말 작고 애교 많은 애기 강아지도 있었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는 동물 친구들을 쓰다듬으면 풀리곤 하더군요. 옆에서 질투하는 우리 집 강아지 마음도 풀어줘야 하니, 한 손으로는 우리 멍멍이, 다른 한 손으로는 다른 집 멍멍이를 만졌답니다. 정말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죠.



요즘 진행하는 작업으로 아침부터 녹음을 하고, 녹음된 사운드를 편집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컴퓨터가 잘 안 돌아가서, 온라인으로 새로 컴퓨터를 구입하려 했지만 가격이 만만치가 않아 부담감이 드는군요.

사실 그보다 더 큰 압박감은 새 컴퓨터를 사면 저장된 파일을 다 옮기고 기존에 쓰던 프로그램을 다시 깔고 하는 것에서 옵니다. 정말 귀찮고, 자칫하다가는 데이터를 잃어버릴까 조마조마하죠.

게다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양이 꽤 되는지라, 파일들을 새 컴퓨터에 옮기려면 며칠은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도 더 나은 작업환경을 위해 어서 주문해야겠지요.


참고로 저는 기계를 다루는 작업을 많이 하는데, 항상 느끼는 것은 결국 기계는 매뉴얼대로 움직인다기보다는 나의 의도와 함께 작동한다는 거죠. 또 기계는 반드시 내 마음대로 돌아가지도 않더라고요. 분명 설명서에 쓰인 대로 했지만 이상하게 작동하잖아요. 그럴 땐 정말 얘가 살아있는 건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하튼 기계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은 상상조차   없네요. 게다가 제 작업은 거의 디지털 기반인지라, 더더욱.

얼마 전에는 식당엘 가니, 서빙로봇이 음식을 가져다주었다는 언니의 말이 생각나네요. 조만간 로봇과 친구로도 지내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저는 조금 설렙니다.

미래의 나를 잠시 상상해 봅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은 나, 그리고 로봇에게 그 정보를 주는 거죠. 그런 다음 내가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함께 일을 진행하는 겁니다. 물론 나와 로봇은 척하면 딱인 팀워크가 필요하겠지요. 서로의 행동을 학습하면 가능한 일이겠습니다.


80년대 공상과학 영화를 보면 로봇이 지구를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적 세상이 자주 등장하는데, 전 사실 미래가 그렇게 어두울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다 어떻게 기계를 대하느냐에 따라 달린 거죠.

기계가 단순히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기 위해, 또는 인간의 편의만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나와 함께 하는 협력자로써 대하는 것이 어떨까 제안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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