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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잘린송 Jan 16. 2022

이름 없는 사유

머릿속을 휘젓고 돌아다니는 생각들은 문자화 됨으로써 이해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감정이라는 것도 매한가지로 '이것은 무엇이다'라고 생각하며 정의 내리는 이유는 곱씹는 과정에서 마음이 확실해 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내가 우리 강아지를 떠올렸을 때 떠오르는 감정이 따듯하고 부들부들 한 그런 것이고, 그것은 애정 하기 때문인 것이고.

그러다가 무의식의 흐름을 따라 다른 것들을 떠올리면 부유하는 단어도 없거니와 그것이 어떤 마음을 가지게 하는지 당최  수가 없는 것들을 따라 가보기도 한다. 칠흑 같은 밤에 뜬금없이  하현달을 바라보면 묘한 기분이 들곤 하는데,  감정을 설명할  있는 언어를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소외된 시공간을 밝히는,   중에서 이틀 남짓 늦은 밤에나   있는  하현달은 왼쪽도 오른쪽도 딱히 아니고 방향을 좀처럼 정하지 못한  덩그러니  있다. 하현달을 바라보는 시간은 늦은  또는 너무나 이른 아침, 일어나기엔 너무 이른 시간. 무언가 확실하지 않은 타이밍에 하늘과 눈이 마주치면 주체할  없을 만큼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들더라. 그럴 때면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너무나 속세에 빠진 것만 같고, 차라리 벌거벗고 하늘 밑에서 춤을 추는  낫지 않을까? 이런 기분을  단어로 정의 내린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아무리 고민해 보아도 여전히 나는 모르겠어서 흐린 하늘에 보이지도 않을 보름달 그리고 하늘에 달이    날도 한번 상상해 보다, 이름 지어지지 못할 미래의 사건에 대해 이미 약간의 애정을 품고 있다. (2022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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