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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잘린송 Feb 12. 2022

급작스러운 이별연습

아마 루퍼트는 미리 이별연습을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미어진다. 평소 안아주면 싫어했던 녀석이 요 며칠 꼭 붙어있었고 무릎에도 누워있었다.

마치 마지막으로 해보고 떠나려 한다는 것처럼 말이다.

눈을 이전보다 더 많이 마주치려 했고, 그 눈 안엔 애정이 담겨 있었고.


그래도 나는 무슨 영광 보자고 모니터만 바라보고 일만 했던가. 이런 생각을 하니 고통이 더해져만 간다.


어젯밤만 해도 호전을 보여 오늘 퇴원시키려 했는데, 급작스러운 폐수종이 다시 찾아와 꽤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하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이 난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밥도 안 먹고, 기운이 하나도 없이 축 쳐져있다고.


이게 모두 내 탓이라는 생각에 몸서리 칠 정도로 내가 싫어진다만 이런 죄책감에 힘들어하면 루퍼트의 마음이 더 아파질까 두렵다.

아까 낮에 잠시 만났던 그때, 혹시 몰라 사랑한다고 이렇게 헤어져도 나는 너를 잊지 않고 사랑하겠다고 말해주었다.

당연히 잊지 못하지.

너는 내 사랑인데.


집에 무사히 오길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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