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
_
잘 잤냐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가 없어요
사실 잘 못 잤거든요
눈을 감아도 모든 감각이 깨어있어요
들숨과 날숨 사이에는
날 선 생각들이 자꾸 새어 들어와요
가끔은 기도하는 법을 잊어버린듯한
막막함에 두려운 밤이 있어요
무언가 입을 뗄 수도 없어 혼자 조용히
묵묵히 어둠이 깊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밤이 있어요
그 쓸쓸한 적막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없어
그냥 그렇게 누워있어요
그러다 고독을 깨고 새어 나온 신음에 깨우친 아픔은
이미 아픔이었어요
소리 내어도 그 누구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순간이란 생각만이
밤을 채우면 잠시 숨을 참아요
갑자기 빠르게 뛰는 심장을 달래고 달래면
하루가 시작되는 빛이 새어 들어와
그렇게 또 그 밤이 지나가요
조용히 기다려요
이 밤이, 이미 충분히 깊어진 그 밤이 지나가길
조용히 기다려요
앞으로도 익숙해지지 않겠죠
적막도 막막함도 그 무엇도
어찌할 수 없어 조용히 기다리는 법을 배웠죠
잠들지 않는 밤을 알면서도
서로에게 지난밤의 안부를 또 물으며
그 길었을 밤을 알아봐 줄 테죠
새어 나온 아픔을 알아보겠죠
우린 서로를 또 바라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