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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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간다고 삶대로 나이를 먹어가지도 삶대로 배워지지도 않아
체하는 날들이 있어
그렇게 마음이 어지러운 날들은 하루 이틀은 아니지.
시간을 보내는 법을 연습한 건 이런 어지러운 마음속에서 스스로를
온전하게 보내기 위한 연습이었어
가을비가 겨울비가 되고 날은 더 추워지면 올해도 지나가 ,
어른이 되는 법을 배운 적은 없는데 어른이라고 불리는 나이가 되어가니까
옳고 그름을 우리가 판단할 수 없지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옳음을 찾아 하루를 보내지
요즘 난 이렇게 지내고 있어
아프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픔을 기쁘게 살아낼 힘을 찾으며
요즘 난 이렇게 지내고 있어
모든 상황가운데 지나갈 걸 알면서도 쉬이 보내지지 않는
각자의 아픔이 있잖아
결국은 보내야만 하는 걸 알면서도 놓지 않으려고 또 애쓰는
그런 아픔들 말이야
너무 놓고 싶어_
가능하다면 같이 울어줄 수 있을까?
아주 오래 기다렸어
아픔을 보여도 되겠다고 느껴지게끔
조용히 기다린 날들이 있어
마음이 동요하는 날들이 많아 잠잠해지길
요즘 난 이렇게 지내고 있어
웃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무엇이 그리 행복할까?
가서 물어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내가 많이 웃어
아프지 않은 건 아닌데
어떤 삶의 기쁨을 느끼고 있어
요즘 넌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매일 묻지 않는 안부지만
12월이라 그런가 묻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