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거리를 둘 수 있어서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생각하면
감정과 거리를 둘 수 있어서,
더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말들은 세상에 떠돌아다는 동안 여러 사람들의 감정이 덕지덕지 묻어버리게 됩니다.
확실히 모국어는 우리 눈과 귀에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그 말들에 맺혀 있는 정서적인 의미가 피부로 먼저 와닿아버리죠.
반면 외국어에 묻어있는 감정은 우리가 빨리 흡수하긴 어려워요.
예를 들어.
- 별로 이성적 감정이 없는 남사친이 대뜸 내게 '좋아해'라고 말한다 :
반드시 날 사랑한다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부담스럽다 (...)
- 별로 이성적 감정이 없는 남사친이 대뜸 내게 ' I like you' :
"yeah, I like you too!'
그래서 때로 한국어보다 외국어가 더 편하게 들릴 때가 있어요.
제가 외국어에 자신 없는 사람이라 오히려 더.
제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정서들까지 대뜸 저에게 스며들어오는게 아니니까.
몇 년 전, 일이랑 상관없는 쓸데없는 구실로 감정 소모 자꾸 시키는 회사에 다녔을 때, 퇴근하면 매일같이 외국인 언어 교환 모임을 찾아다닌게 이 때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