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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매니저 Jan 31. 2021

하나밖에 없는 의자에 몸을 밀착하는 여러 명의 내 자아

내가 느끼는 나의 멀티페르소나

내가 느끼는 나 자신의 자아. 

나는 그걸 여러 명의 자아가 한 의자에 동시에 앉는 것으로 느낀다. 






#MZ세대 를 이해하는 키워드,


2020년의 트렌드인 #멀티페르소나 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정세운 님 세계관을 참고하면 좋을 듯!


요즘 자아 교체한다는 글을 너무 자주 썼더니,


무슨 다중인격 코스프레냐, #킬미힐미 도 아니고 #킬민힐민


이냐, 그렇게도 특별해 보이고 보이고 싶은 거냐, 아직도 중2병이 안 나았냐, 자의식 과잉이 보기 부담된다는 반응 보일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나만 특별히 유별나서 요즘 직업인 민지킴, 자연인 민지킴 자아를 교체하는 게 아니라. . .애초에 의외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때와 상황에 따라 자아를 바꾼다고 난 생각한다. 굳이 나처럼 선언하지 않고서. 


오히려 그게 안되는 사람이 사회인으로 살아가는데 장애가 된다고 생각함. 이를테면, 집에서나 사회에서나 언제까지나 자기가 사랑받는 막내아들 포지션이라고 착각하고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어리광부리며 징징대는 직장 상사라든지 (정말 싫다)


내가 자아에 대한 글을 여기 자꾸 쓰는 이유야. . . 기업에게 시장 기회를 열어 주고 매출액의 확대를 돕기 위해 현대인의 트렌드를 이해하기 위해 나 자신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 거지. 


실제로 이 개념으로 마케팅을 접근하거나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 요즘 흔하게 보이잖수. 아마존의 0.1인 고객 분석, 내년 카카오에서 출시하는 기능, '사람 따라 프로필 사진 달리하기 '기능 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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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페르소나는 통칭 다중인격으로 불리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와 다르다고 난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멀티페르소나는 여기 정세운과 상당히 비슷하다. 내 경우는 직업인과 자연인의 자아를, 팀을 이뤄 함께 활동하는 쌍둥이 자매 같다고 생각한다. 


내 내면에는 동시에 직업인과 자연인이 늘 함께 협업한다.


직업인인 나는 누군가에게 문제점 분석-해결책 제시를 말해주고, 그러면서 자연인인 나는 그 사람의 아픔을 자기 것처럼 함께 공감하고 눈물 흘린다.


직업인인 내가 낯선 사람에게 배짱 좋게 다가간 다음, 자연인인 내가 그 사람 안에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이 팀워크는 늘 좋았다.


요즘에야 자연인이 좀 지쳐서 어디 남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졌지만. 


해리성 정체감 장애와는 다르다. 그건 다른 인격이 한 몸을 차지하려고 맨날 티격태격하는 의자 뺏기 게임에 가까우리라. 

#킬미힐미 처럼, 26개의 분리된 인격으로 유명한 빌리 밀리건에게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 <23 아이덴티티>에서도 다중인격을 가진 주인공이 이렇게 말한다. 


무대 한가운데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의자에 앉는 인격이 외부로 노출된다고. 



반면 멀티페르소나는 하나밖에 없는 의자를 빼앗으려고 다투는 게 아니라 함께 몸을 밀착하며 의자에 앉는 거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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