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과 등불 갓

by 지음

목련이 달빛에 반사되어 희게 빛나는 모습은,

등불갓이 빛을 투과하여 빛나는 모습과 전혀 다른 빛의 분포를 가지지만, 상관 있겠는가.

세기를 거리에 대해 미분할 것도 아닌데.


그냥 달이 예뻣고, 목련도 자체로 아름답고. 흰 빛이 반사되어 등불같이 빛났다고 말하면 정서는 어지간히 전달 될 것이다. 언어의 한계를 지닌 채, 읽는 이의 상상을 덧대어. 자세한 함수의 굴곡은 제외하고.


이렇게 사라져 버린 굴곡들이 특히 유의미해지는 때는 오게 마련인데.

공론의 장에서 등불 같았다느니, 반사판 같았다느니 하며 싸우는 것이 아닌,

모두에게 명백한 것 이었던 목련을 목련이었느니 아니었느니 하며 싸우는 것을 아직도(2025년) 보고 있자니. 허무하고 멍해지는데.

이게 그들이 원하는 정치 혐오에 빠진 상태야! 하며 간신히 고개를 저어 내긴 했는데.


빠르게 흔들리는 머리를 하고는, 그 미세한 변화율의 흔들림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게.

현기증 나게 어지러운. 여기에서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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