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추락하듯 날카로운 볕을 맞고 피어 있는게 더 안심이 될 때가 있긴 하죠. 유쾌한 기분은 아닌지 몰라도, 고통스런 절정을 향하는 감각이랄까. 일부러 사막을 걸었을 때 같은 감각이랄까. 나른해졌던 삶의 어떤 권태가 바짝 말려지는 느낌이랄까. 특정하긴 어렵지만...
올 여름은 잔뜩 걸었어요. 아니 잔뜩 걸어졌어요. 발등에 평행하게 슬리퍼 자국이 생겨나도록. 이글대는 대지 위에 땀을 살수차 같이 뿌리고 다니며. 나는 조금씩 나를 태워가며 어떤 불꽃을 다시 피워내려 한 것도 같아요.
여름의 공기만 가능한 빛의 굴절로. 한 낮의 넘쳐 흐르는 태양빛을 한 톨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나를 검게 만들며. 다시 태워내야만 하는 것을 나는 보았어요. 아니 보기 위해. 빛을 내려고. 이 계절만 가능한 열기를 잔뜩 머금었어요.모든 물을 밀어내고 나면 새로 차오를걸 아는 바다처럼. 그 너울치는 박자로 흐느적 거리는 최선을, 끝내 불태웠습니다.
열기에 밀려난 것을 리듬처럼 품에 안고,
보인 것과 아닌 것을 에두르며 춤췄어요.
그리고 마침내, 태양을 향해 양팔을 뻗어 올린 꽃 처럼.
`
나는 여름의 그림자가 되어 갑니다.
모든 만남만큼 수가 많은 이별을 끌어 안고.
운명적 만남만큼 힘이 센 이별을 여며 안고.